트럼프, 노벨평화상 꿈 ‘좌절’…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차도’ 수상

임기 중 노벨평화상 도전 이어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꿈이 좌절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추천된 338명(단체·기관 포함) 가운데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반(反) 마두로‘ 진영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마차도가 영예를 차지한 것.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자신이 노벨 평화상의 주인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설파해 왔다.

수상자 발표를 하루 앞둔 9일에도 본인의 수상 가능성을 묻자 “역사상 누구도 9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해결한 적이 없었다”며 “나는 8개의 전쟁을 멈췄다”며 평화 중재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이스라엘-이란, 파키스탄-인도 등 간에 벌어진 7개의 무력충돌을 자신이 끝냈다고 공언해 왔다.

여기에 더해 전날 발표된 이스라엘-하마스 간 가자 평화구상 1단계 합의도 자신의 성과에 포함해 8개의 ‘전쟁’을 끝냈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면서 2009년 핵확산 방지 및 중동 평화 노력을 인정받아 취임 첫해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전임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를 망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들(노벨위원회)은 상을 줬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유엔본부 연설에서 “내가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다들 그런다”고 했고, 같은 달 군 장성들 앞에서는 “(미국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큰 모욕”이라고 주장하며 노벨상을 향한 욕심을 드러내 왔다.

그럴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전세계 각지의 전쟁 다수를 끝냈다는 주장을 자격의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적지 않다. 미국 내 여론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6%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부정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2%에 불과했다. 202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에 2기 행정부 출범 자체가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수상자에 대한 공식 추천 마감일은 트럼프 정부 출범 약 열흘 뒤인 1월31일이었다.

수상자 발표 당일 나온 이스라엘-하마스의 가자전쟁 휴전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이 일정 부분 인정된다는 평가가 많지만, 올해 수상자 선정에 영향을 끼치기에는 너무 늦은 뒤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에 노벨평화상에 계속 도전할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관측이다.

한편 노벨은 1895년 작성한 유언장에서 “국가 간의 우애, 상비군 폐지 또는 감축, 평화 회의 개최 및 증진을 위해 가장 많은 또는 가장 훌륭한 일을 한 사람”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라는 뜻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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