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하루 한 대도 안팔리더니” 샤오미 쓰다가는 ‘사달’…무슨 일이

GPS 위치정보, KT 이용자에 한해 제공
기지국·와이파이 조합해야 긴급구조 효과
국내 스마트폰 시장 공략 샤오미 고민 가중


샤오미 15T 프로(Pro). 차민주 기자


[헤럴드경제=권제인·고재우 기자] 샤오미 단말기를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들의 ‘긴급구조’에 적신호가 켜졌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경우 KT 이용자에 한해서만 위성항법시스템(GPS) 위치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샤오미 단말기에서 GPS 위치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통신사가 관련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시장 점유율 ‘0%’ 대인 샤오미 이용자만을 위한 별도 시스템 개발 및 도입은 통신사 입장에서도 이해타산이 맞지 않는다.

최근 샤오미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샤오미 스마트폰을 선택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13일 헤럴드경제가 단독으로 입수한 ‘긴급구조 사각지대 해소 회의록(4월)’에 따르면 SKT·LG유플러스는 “샤오미 단말기의 GPS 위치정보 제공과 관련해 별도 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개발 시기 및 일정, 비용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확답이 어렵다”고 난색을 보였다.

해당 회의에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소방청, 경찰청, 통신 3사, 삼성전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이 참석했다.

일반적으로 신속하고 안정적인 긴급구조를 위해서는 기지국·GPS·와이파이 등 세 방식 조합이 필요하다. 세 방식을 조합할 경우 위치 기준 충족률, 정확도, 응답시간 등에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위치정확도’는 GPS(12.7m), 와이파이(18.7m), 기지국(25m) 등으로, GPS 정확도가 가장 높다.

샤오미가 한국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하며 선보인 스마트폰. [연합]


현재 샤오미 스마트폰의 경우 기지국 위치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와이파이 위치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GPS의 경우에는 KT 망을 이용하는 조건에서만 위치정보를 제공 중이다.

쉽게 말해 SKT·LG유플러스 이용자는 긴급구조 상황 발생 시 GPS 위치정보를 활용할 수 없는 것이다.

SKT, LG유플러스로서도 샤오미 단말기는 계륵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존재감은 0% 대로 알려졌다. “하루 한 대도 안 팔린다”는 자조가 나올 정도다.

‘시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 통신사 입장에서는 샤오미 단말기 이용자들을 위한 별도의 투자를 해야 하는 셈이다. 더욱이 샤오미로부터 단말기에 사용된 GPS 관련 정보 공유도 최근에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샤오미로부터 GPS 관련 기술을 공유 받아서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고 짧게 답했다.

방통위는 “긴급구조 상황에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단말기에서 위치정보 자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SKT, LG유플러스의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샤오미의 한국 첫 공식 매장 샤오미 스토어 여의도점. 고재우 기자


한편 국내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샤오미에게 이 같은 상황은 부담될 전망이다.

샤오미는 샤오미 스토어 여의도점에 이어 최근에는 구의점, 마곡점 등을 연달아 개소하고, 그동안 단점으로 지목된 직영 판매 및 A/S 서비스에 나섰다. 지난달 25일에는 샤오미 15T 프로 1차 출시국으로 한국을 포함할 만큼, 삼성·애플이 양분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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