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K-컬처 외교’로 세계무대 선다

20년만의 귀환…‘APEC 2025’ 비장의 카드
AI 동맹 논의 박차…올트먼 등 한자리에
권지용 앞세운 K-컬처 외교전·도시 축제


15일 오후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호반 광장에서 APEC 보문단지 야간경관개선 ‘빛의 향연’ 시연회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의장국을 맡을 우리나라가 선보일 ‘비장의 카드’를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 : 연결, 혁신, 번영’을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APEC 정상회의 주간에선 크게 ‘인공지능(AI)’과 ‘K-컬처를 통한 문화 외교’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주목된다.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는 당시 앞서나가고 있었던 IT 전시회를 최초로 개최해 세계 정상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전시회에선 로봇(알버트 휴보)과 세계최초로 국내기술을 적용한 초고속 휴대인터넷 서비스인 와이브로(WiBro),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서비스인 위성 DMB를 선보였다. 또한 당시 한국의 첨단 IT 기술과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하도록 했다. 곽소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APEC 연구컨소시엄사무국 사무차장은 9월 대국민 특별 강연에서 이번 APEC 정상회의 의미와 관련해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에서는 학습하고 성장하는 한국의 개발경험을 공유했다면,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는 선도하는 한국의 혁신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국가 차원의 AI 동맹 논의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최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중심이 된 AI 동맹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APEC 정상회의에서 싱가포르, 일본 등과 ‘AI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 수석은 8월 APEC 디지털·AI 장관회의를 계기에 마이클 크라치오스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과 만나 AI와 과학기술 협력 방안을 두고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하 수석은 “한국 정부는 미국이 최근 발표한 ‘AI 액션플랜’과 관련해 ‘풀스택 AI’ 수출의 의미에 대해 확인했다”며 “제조AI, 오픈소스, 과학AI, AI데이터센터 및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 간의 긴밀한 협력에 대해 긍정적인 논의를 진행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또한 ‘K-컬처’를 대대적으로 알리는 장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홍보대사로 아티스트 권지용을 위촉하고, 독창적 콘텐츠로 국내외의 관심을 받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돌고래유괴단에 APEC 홍보영상 제작을 맡기는 등 ‘K-컬처’를 전면에 내세웠다. 2일 APEC 정상회의를 보름 남짓 남겨두고 공개된 ‘“Welcome to APEC 2025 KOREA” | 세계가 경주로 향한다’는 제목의 영상은 18일 기준 조회수 1031만회를 기록 중이다.

다양한 문화행사도 기획돼 있다. ‘백남준 : Humanity in the Circuit’, ‘서라벌 풍류’, ‘신라한향’,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단심’, 한국공예전 ‘미래 유산’ 등 APEC 정상회의 기간 경주 곳곳에서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APEC 정상회의에서 ‘K-컬처’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문화의 힘’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대통령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13일엔 문화 산업 전반에 대한 세제 개선과 규제 혁신을 지시하기도 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번 APEC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해 지난 15일 한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되돌아보면 신라 천년의 도시 경주가 역사의 전면에 다시 복귀했다”면서 “단절의 시대에 다자 시대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모두가 으르렁거리는 최악의 국면에서 화합의 장이 경주라는 무대에서 이루어지는 거잖나.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본다”고 했다. 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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