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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가 22일 도쿄 총리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일본 첫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전방위 정책 전환을 예고했다. 지난 22일 공식 출범한 새 내각은 출범 직후부터 경제·방위·노동 등 핵심 분야에서 전임 이시바 시게루 정권의 정책 노선을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3일 “공명당의 연립 이탈과 일본유신회와의 새 연정 합의를 바탕으로 한 이 변화는 보수적 가치와 경제안보를 중시하는 다카이치식 국정 운영의 서막으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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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즈키 노리카즈 농림수산상 [AFP] |
이시바 정권이 내세웠던 쌀 증산 방침은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즈키 노리카즈 농림수산상은 22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수요에 맞는 생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쌀값은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최근 ‘레이와(令和·현 일본의 연호) 쌀 파동’으로 불리는 가격 급등 사태를 겪고 있다. 쌀값이 폭등하고 매장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졌다. 주식용 쌀 생산을 줄여 가격을 유지하는 종전 농정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이시바 정권에서 농림상을 맡았던 고이즈미 신지로는 당시 “쌀값이 지나치게 높다”고 비판하며 정부 비축미 대량 방출을 단행했고, 8월에는 “쌀 증산으로 방향을 튼다”는 정부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보조금 제도 개편 등 구체적 제도 설계는 2026년 여름 확정될 예정이다.
스즈키 장관은 쌀값 급등의 단기 대책으로 ‘오코메권(쌀 쿠폰)’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닛케이는 “쿠폰 지급은 일시적 대응에 불과하며, 생산·유통·수출을 아우르는 농정 개혁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림수산성은 이미 증산 방침 수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 2026년산 주식용 쌀 생산 목표를 전년 대비 2.3% 줄인 711만톤으로 조정하고, 비축미용 쌀은 21만톤 생산 목표를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지역별 생산 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결과적으로 이시바 정권의 증산 기조에 역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정권은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메가솔라)에 대한 개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연립 합의문에는 2026년 통상국회에서 메가솔라를 법적으로 규제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현재 일본에는 메가솔라를 직접 제한하는 법이 없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아름다운 국토를 외국산 태양광 패널로 덮어버리는 일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총리가 경계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다. 홋카이도 구시로습원 국립공원 인근의 메가솔라 건설로 생태계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지방자치단체들도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둘째는 외국산 패널의 시장 독점이다. 일본태양광발전협회에 따르면, 올해 4~6월 출하된 패널의 95%가 해외산으로, 10년 전보다 29%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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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시마현 오쿠마에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패널 [AFP] |
다카이치 총리가 내세우는 대안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즉 일본 기술로 개발된 얇고 휘어지는 차세대 전지다. 건물 벽이나 지붕에도 손쉽게 설치할 수 있어 국산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2040년 전력 공급 중 태양광 비중을 23~29%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웠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은 “지역과 상생하면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2012년 고정가격매입제도(FIT) 도입 이후 급성장한 태양광 산업이 성장 한계에 부딪힌 만큼, 이번 규제 강화가 “왜곡된 시장 구조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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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도쿄 총리실에서 일본의 새 내각 구성원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AFP] |
다카이치 총리는 노동시간 규제 완화 논의에도 착수했다. 21일 그는 우에노 겐이치로 후생노동상 등에게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며, 건강 유지와 자율적 선택을 전제로 한 규제 완화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우에노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누구나 일하기 쉬운 환경이 필요하며, 현행 상한 규제가 ‘과로사 라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경영계에서는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019년 시행된 ‘일하는 방식 개혁법’은 월 초과근무를 원칙 45시간, 최대 100시간 미만으로 제한하고 위반 시 처벌 규정을 뒀다. 여러 정당이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 법은 시행 5년 후 재검토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후생노동성 심의회에서 개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노동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근로 실태 및 개선 필요성’에 대한 설문조사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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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타야마 사츠키 일본 신임 재무상이 21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 |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책임 있는 적극재정의 틀 안에서 경제·재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가 전날 지시한 경기대책을 뒷받침할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서는 “충분한 규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순채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을 완만히 낮추는 방식으로 재정 규율을 유지하겠다”며, 재정 건전성과 경기 대응의 균형을 강조했다.
가타야마 장관은 재무성 최초의 여성 주계관 출신으로, “재무성의 역할은 단순히 장부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일본을 미래에 남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