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캠단지 문 닫을 일만 남았다…한국 등 9개국 ‘국제공조협의체’ 출범 [세상&]

23일 아태지역 국가와 국제공조협의체 발족
초국경 합동작전 연계 추진… 범죄정보 공유
인터폴 “조만간 은색수배서 할당제한 풀 것”


경찰청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인터폴·아세아나폴 등 국제경찰기구와 캄보디아·라오스·싱가포르·필리핀·태국·미국·아랍에미리트·카타르 등 8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초국경 스캠단지 공동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협의체를 발족했다. 이용경 기자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9개 국가가 모여 초국경 범죄에 공동 대응하는 국제공조협의체가 23일 출범했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인터폴·아세아나폴 등 국제경찰기구와 캄보디아·라오스·싱가포르·필리핀·태국·미국·아랍에미리트·카타르 등 8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초국경 스캠단지 공동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협의체를 발족했다.

이번 협의체는 한국 경찰이 주도해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첫 공식 협력 플랫폼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사이버 사기·전화 사기·가상자산 범죄 등 국경을 초월한 신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실질적인 공조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최근 몇 년간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한 스캠단지들은 SNS와 메신저 투자 사기·로맨스 스캠·보이스피싱 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특히 조직폭력·불법 구금·인신매매까지 손을 뻗으며 인권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경찰청은 이 같은 스캠단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인터폴·아세아나폴·UNODC 등 국제기구들과 협력을 확대해 왔다.

이날 출범한 협의체는 앞으로 ▷스캠단지 정보 공유 강화 ▷공조수사 활성화 ▷국가 간 실시간 대응 시스템 구축은 물론 ‘초국경 합동 작전(Breaking Chains)’까지 연계해 추진할 계획이다. 다음 달에는 서울에서 인터폴·아세아나폴 등 국제경찰기구 및 주요 공조국들과 작전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제공조협의체 출범을 위한 한국 경찰의 주도적 대응에 인터폴 등 국제기구에서는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인터폴은 협의체 참여 기관 간 조율에 앞장서는 동시에 한국 경찰청과 협력해 전 세계 스캠범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시릴 구트 인터폴 치안서비스사무차장은 ‘인터폴 차원에서 스캠단지 범죄 수익에 대한 은색수배서 발부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은색수배서는 신종 범죄에 매우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수단”이라며 “내년 혹은 2년 안에 모든 회원국이 할당된 은색수배서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제한 없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은 할당된 은색수배서 9개 중 7개를 사용한 상태다.

시릴 구트 인터폴 치안서비스사무차장은 23일 열린 국제공조협의체 발족식에서 “스캠단지에 대응하기 위해 참여 기관들 간 조율에 앞장설 것”이라며 “한국 경찰청과 협력해 전 세계 스캠범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제공]


시릴 차장은 캄보디아 스캠단지들이 인접 국가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에 대해서도 “적색수배서 외에도 인터폴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매우 많다”며 “범죄자를 식별할 수 있는 청색수배서도 있고, 한국 및 아세아나폴 등과의 태스크포스(TF)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TF를 통해 인터폴 채널에서 정보공유가 가능해졌다”며 “법집행기관 파트너들과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해 피해자에게 생길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석 경찰청 국제공조담당관도 “캄보디아 사태 이후 경찰청은 해외 주재관 등을 통해 민감하게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계속해서 문제를 체크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국제공조협의체가 발족한 것도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라 생각한다”며 “한두 국가가 아니라 주변 모든 국가가 같이 범죄에 대한 정보 공유와 피의자 검거, 범죄수익 환수 등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세아나폴은 스캠단지 네트워크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그 해결책으로서 국제공조협의체의 발족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데이비드 마르티네즈 빈루안 아세아나폴 사무국장은 “초국경 범죄는 각국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국경 너머에 있는 여러 나라에 걸쳐 희생자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기술적 발전으로 딥페이크 등 최신 기술을 악용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각국에서 효율적 방법을 공유해 단결된 마음으로 종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토안보국(HSI)도 이날 초국경 합동 작전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각국 법집행기관과 함께 효과적인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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