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432조 퇴직연금 개편 논의… ‘의무화·기금형’으로 패러다임 전환 예고

도입률 제고·수익률 개선 위한 사회적 논의 착수
핵심의제 ‘의무화’·‘기금형 제도’ 집중 논의…연내 합의문 목표
권창준 차관 “퇴직연금 격차, 노후소득 격차로 번질 우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이 2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사정이 퇴직연금제도 도입 20년 만에 구조적 개편을 논의하기 위해 공식 협의체를 가동했다. 퇴직연금의 의무가입과 기금형 제도 도입을 핵심 의제로 한 사회적 대화가 본격화되면서, 저수익·저도입 구조로 지적돼 온 제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가 공식 출범했다. 노사정 TF는 퇴직연금 도입률 제고와 수익률 개선을 통한 노후소득보장 기능 강화를 위해 노사, 정부, 공익, 청년 등 18명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기구다.

위원장은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맡았으며, 노동계에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경영계에서는 경총과 중기중앙회가 참여했다. TF는 격주로 회의를 열어 전문가 발제와 자유토론을 병행하며 연내 합의문 또는 권고문 채택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이번 TF를 통해 도출된 의견을 토대로 내년 상반기 중 입법 방향을 확정할 계획이다.

퇴직연금제도 도입 20년 만에 진행되는 이번 사회적 대화가 ‘의무화기금형수탁책임 강화’로 이어질 경우,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이번 TF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정부가 지난 3월부터 추진 중인 핵심 정책이다. 기금형은 회사가 아닌 독립된 수탁법인이 근로자 퇴직금을 통합 관리·운용하는 구조로, 영미권 국가에서 보편화된 방식이다.

현재 한국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조7000억원에 달하지만, 이 중 82% 이상(356조5000억원)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다. 실적배당형은 17% 수준으로, 최근 10년간 평균 수익률은 2.31%에 불과하다.

TF는 또 다른 핵심 의제인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 논의도 병행한다. 현재 30인 미만 사업장의 도입률은 23%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의 도입률이 저조한 가운데 체불액 중 상당 부분이 퇴직금에서 발생하고 있어, 노동시장 격차가 ‘노후소득 격차’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영세·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이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 현재의 제도로는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며 “의무화와 기금형 도입은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포용적 노후소득보장체계를 만드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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