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마주치는 것도 두려워했는데” 어엿한 청년 바리스타가 됐다 [세상&]

은평구 구파발천에 자립준비 청년 참여 ‘에피소드 카페’ 개소
은평구, 전국 유일 ‘자립준비청년청’ 만들어 전방위 지원


은평구에 새로 연 ‘에피소드’ 카페에서 자립준비 청년들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은평구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처음에는 사진도 찍으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커피 주문을 받으면서 웃음도 짓는답니다”

서울 은평구 구파발천에 카페가 하나 생겼다. 서울 시내에만 수만 개 카페가 있지만 이 카페에는 특별한 사연이 하나 있다. 바로 이곳에서 일하는 젊은 바리스타들은 모두 자립준비 청년들이다.

이 카페는 홀로서기를 어려워했던 자립준비 청년들이 안정적인 일 경험을 통해 자립심을 키워갈 수 있도록 은평구와 청년들이 함께 만든 합작품이다.

17일 은평구는 구청 직영으로 운영되는 ‘은평에피소드’ 카페를 개소했다. 카페는 17일 개소식을 시작으로 18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은평에피소드’는 자립준비청년의 사회진출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카페는 구파발천 수변활력거점 공간과 연계해 ‘자연과 청년이 어우러지는 쉼터’로 조성됐다. 드라이브스루와 주차장을 운영하며 2층 테라스를 마련해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카페 수익금은 향후 자립준비청년의 지원기금으로 환원될 예정이다.

카페는 매니저 1명과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자립준비 청년 4명이 함께 운영에 참여한다.

구는 지난 2월 커피브랜드 ‘텐퍼센트 커피’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바리스타 교육, 메뉴 개발 등 기술 지원을 받았다.

3월에는 커피 전문가와 자립준비청년들로 구성된 ‘카페 개소 준비추진단’을 발족해 이름 선정부터 홍보, 운영 계획까지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

그간 은평구는 자립준비청년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왔다.

은평구에는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8개 아동 양육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5년간 보호 종료 청소년 188명 중 123명(65.4%)이 은평구에 거주하고 있다. 이에 구는 보호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돌봄과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자립 지원 체계를 강화해 왔다.

김미경 구청장(가운데)과 자립준비 청년들. [은평구 제공]


특히 구는 2022년에는 전국 최초로 ‘은평자립준비청년청’을 개설해 자립준비청년의 진로 탐색, 직무교육, 취업 컨설팅 등을 지원하며 사회 진입을 돕고 있다.

은평구 관계자는 “은평자립준비청년청은 현재까지도 전국에서 유일한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에는 ‘자립준비주택’을 마련해 청년들이 실제 독립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주거환경 개선 사업과 재정·자산 형성 지원프로그램 ‘점프 스테이지’ 등을 통해 주거 안정과 경제적 자립을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으로 자립준비청년들은 ‘인플루언서 적십자봉사회’를 결성해 봉사활동과 재난 복구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관심은 김미경 구청장이 처음 구청장에 당선된 7년 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애정의 결과물이다.

실제 자립준비청년들은 김 구청장을 ‘엄마’라고 부르며 수시로 연락하는 사이다.

한 자립준비청년은 “정말 구청장님이 엄마라고 느껴질 만큼 친해져 엄마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온다”며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엄마가 혼주를 해주기로 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이번 자립준비청년 카페 개소는 지역사회가 함께 자립준비청년을 응원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은평에피소드 카페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자립준비청년들이 성장하며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주거·일자리·정서지원 등 전방위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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