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부럽지 않은 발레돌들, ‘사자보이즈’ 이전에 우리가 있었다

12월 11~16일, 윤별발레컴퍼니 송년 갈라
‘스테파’ 발레돌 강경호 김유찬 정성욱 출동
사자보이즈 이전 ‘갓’ 히트시킨 바로 그 단체


‘스테이지 파이터’로 사랑받은 윤별발레컴퍼니 소속 강경호 정성욱 김유찬 [마포문화재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악령돌’ 사자보이즈 이전에 이들이 있었다. 발레계 아이돌이었고 이젠 발레계의 사자보이즈로 불린다. 세 사람이 출연한 창작 발레 ‘갓’에서 실제로 갓을 쓰고 춤을 추기 때문이다. 엠넷 ‘스테이지 파이터’에서 ‘왕자님’으로 불렸고, ‘마마 어워즈’에서 아이브 장원영과 한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프로그램 이후 돌아온 무대에선 아이돌급 팬덤을 몰고 다닌다. 지금 가장 핫한 발레리노 세 사람이 소속된 곳은 바로 윤별발레컴퍼니. 이쯤하면 국립발레단 부럽지 않다.

이젠 명실상부 금의환향이다. 윤 대표는 “‘스테이지 파이터’ 이후 다시 돌아와 도와준다고 했을 때 감사한 마음뿐이었다”며 “선구안이 좋았다”며 웃었다.

“저희 춤 잘춰요. 민간발레단 유일무이 퀄리티”…‘발레돌’들의 이유있는 자신감


“민간 발레 단체에서 이 정도 퀄리티를 낼 수 있는 공연은 우리가 유일무이하다고 자부해요. 여기가 최고예요. 그러니 의심하지 말고 발걸음해 주시면, 저희도 확신을 드리겠습니다.” (정성욱)

‘MZ 발레돌’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농담처럼 웃으며 말했지만, 이미 빅 히트작 ‘갓’으로 증명했기에 의심의 여지도 없었다. 김유찬도 “저희 춤 잘 춘다”며 “다양한 맛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잘 나오고 있다”고 했다.

강경호 김유찬 정성욱을 포함해 발레의 대중화에 일조한 히트작 ‘갓’을 만든 윤별발레컴퍼니 소속 단원들이 총출동해 ‘발레 갈라’ 무대를 선보인다. 제목은 ‘블랙 앤 화이트’(12월 10~11일, 마포아트센터). 작품엔 스페인 국립 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하며 사랑받은 이은수도 작품에 출연한다.

윤별은 “12월에 보기 좋은 송년 공연을 만들되 발레 갈라로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로맨틱하면서도 데이트하기 좋은 공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이번엔 발레리노 김유찬이 안무한 신작 발레(‘랩소디 인 블루’)를 비롯해 고전을 재해석한 무대(박소연 재안무 ‘백조의 호수’), 안무가이자 대표가 아닌 무용수로 돌아온 윤별의 무대(‘세 얼간이’)도 만날 수 있다.

윤별발레컴퍼니 대표 윤별과 ‘스테이지 파이터’로 사랑받은 강경호 정성욱 김유찬 [마포문화재단 제공]


윤별 대표는 “클래식의 그랑 파드되는 우리 컴퍼니의 색과 맞지 않아 윤별발레컴퍼니와 어울리는 작품으로 구성했다”며 “기존 백조의 호수에 재밌는 상상력을 더해 우리의 색깔로 정해두지 않고 다양한 안무를 실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슬로건은 얼마나 많이 봤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보는 발레를 만드느냐다. 지금은 저희의 색깔을 찾는 것이 과제지만, 대신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무대를 마치고 한 해를 보내면, 내년엔 다시 ‘갓’ 투어로 돌아온다. ‘갓’ 투어는 “한 지역에 한 곳만 가는 것”이 원칙.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으면 질린다는 생각에 정한 룰”이라고 한다. 서울 공연은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윤별 대표는 “‘갓’ 공연은 모든 제작진이 평생을 살면서 행운처럼 이뤄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모든 것이 한꺼번에 온 작품”이라며 “발레는 서양에서 나와 그간 서양의 것을 해오며 한국적인 것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이 작품으로 발레 역수출을 해보기 위해 만들었다. 내년은 많은 기로에 선 때라, 작품성을 유지하며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틀을 깨는 시도·트렌디한 춤…“춤이 더 좋아지는 곳, 여기가 우리의 놀이터”


평균 나이 26.5세. 윤별발레컴퍼니는 지난 몇 년 사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민간 발레단이다. 국공립 단체나 유서 깊은 발레단과 비교해 신생 단체에선 재능있는 남성 무용수를 영입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윤별발레컴퍼니는 대표인 윤별을 비롯해 ‘발레계 아이돌’이 즐비하다. 이들 세 사람이 윤별발레컴퍼니를 선택한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아이브 장원영과 지난해 ‘마마 어워즈’를 꾸미며 K-팝 팬덤 사이에서도 유명해진 강경호는 윤별발레컴퍼니를 선택한 것에 대해 “여기만큼 나를 멋지게 보여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항상 도전하고, 그 도전이 새로운 단체다”라며 “무용수들이 봤을 때 근사한 무대와 상황과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 이곳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안고 성장 중이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조지아발레단의 솔리스트로 활동했던 정성욱이 꼽는 윤별발레컴퍼니의 강점은 ‘트렌디함’이다. 그는 “민간 발레단이 비슷한 레퍼토리만 하는 것에 반해 컴퍼니는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하고, 그 시도가 억지스럽지 않고 요즘 시대에 맞는 MZ들을 겨냥한 작품이라 매료됐다”며 “이렇게 함께 일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즐겁다. 사실 생계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지만, 공연할 때마다 단장님이 많이 챙겨준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윤별 대표(왼쪽 세 번째)와 ‘스테이지 파이터’로 사랑받은 윤별발레컴퍼니 소속 강경호 정성욱 김유찬 [마포문화재단 제공]


김유찬과 윤별 대표의 인연은 특히 깊다. 김유찬은 “미국 발레단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왔을 때 한 공연에 (윤별) 단장님이 섭외해 줬다. 그게 ‘스테이지 파이터’ 일 년 전이었다. 너무나 감사한 기회였다”며 “너무나 좋은 출발을 제시해 주셨고, 컴퍼니가 일하는 방식이나 레퍼토리 공연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미국 키로프 발레아카데미를 수석 졸업하고 조프리 발레단에서 정단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당시 슬럼프도 왔다고 한다. 좋아하던 일이 돈벌이가 되던 때였다.

당시를 떠올리며 김유찬은 “내게 발레는 놀이였는데 마음이 그렇지 않아 너무 힘들었다”며 “별이 형과 작업하며 다시 그 마음을 찾게 됐고, 무용수를 믿어주고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많은 기회를 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속 무용수 모두가 나의 감정을 말하며 소통하는 편안한 분위기가 춤을 더 좋아하게 만들었다. 저뿐만 아니라 출근하는 무용수들도 행복해 보여 너무 좋았다”며 “그래서 출근을 하면 집에 안 간다. 이 안에 있는 게 너무 즐거워 놀이터에 온 7세 아이가 된 것처럼 행복하다”고 말했다.

세 사람과 윤별발레컴퍼니의 윤별 대표는 쌓아온 시간만큼이나 각별하다. 윤별 대표는 “세 사람이 ‘스테이지 파이터’로 유명해지기 전, 저희 컴퍼니도 ‘갓’으로 유명해지기 전인 무척 초라했을 때부터 함께 해준 무용수들”이라며 “저 스스로 자신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없고 더딘 행보를 할 때 ‘할 수 있다고 말해준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들어진 지 일 년밖에 되지 않은 컴퍼니라 아직은 스타트업에 가깝다. 공연 퀄리티를 높여 안정화를 찾고 내년부턴 몇 명이라도 4대보험을 시도할 수 있도록 좋은 컴퍼니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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