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10집 중 3집 ‘주거 취약’…청년·고령층은 ‘3중고’

최저주거기준 미달·저소득·과도한 임대료 부담 겹쳐
복합위기 가구 11.7만…20대가 절반, 10명 중 7명 고시원 거주


1인 가구.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내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하는 ‘보편적 가구 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주거 정책은 여전히 다인가구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청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최저주거기준 미달·저소득·과도한 주거비 부담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위기 가구’가 적지 않아,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거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8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1인 가구 주거실태 및 취약성 분석을 통한 주거정책 대응방안’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의 36.1%에 달한다. 1980년 4.8%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중은 2005년 20%를 넘어선 이후 가파르게 증가해, 이제는 모든 연령대에서 핵심 가구 형태로 자리 잡았다.

청년은 ‘좁고 비싼 방’, 노년은 ‘소득·면적 동시 취약’


문제는 주거 여건이다. 2023년 주거실태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1인 가구의 5.4%는 최저주거기준(14㎡)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1인 가구의 45.1%, 20대의 8.7%가 기준 미달 주거환경에 놓여 있었다. 절대 규모로는 20대가 가장 많아, 청년층의 주거 취약성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돼 있다는 평가다.

소득 측면에서도 취약성은 뚜렷했다. 1인 가구의 28.7%가 중위소득 50% 이하로 나타났는데, 10대(74.0%)와 70대 이상(69.6%)에서 빈곤 비율이 특히 높았다. 청년층은 사회 진입 초기의 저소득 구조, 고령층은 은퇴 이후 소득 감소가 그대로 주거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차 1인 가구 중 주거비 부담률(RIR)이 30%를 초과하는 ‘위험 가구’는 25.2%에 달했다. 10대의 경우 RIR 30% 초과 비율이 74.0%, 70대 이상도 49.0%에 이르렀다. 소득 기반이 취약한 생애 초기·후기 계층에 주거비 부담이 집중되는 ‘U자형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

‘3중고’ 겪는 복합위기 가구 11.7만…청년 비중 48%


보고서는 최저주거기준 미달·중위소득 50% 이하·RIR 30% 초과가 동시에 나타나는 가구를 ‘복합위기 가구’로 정의했다. 이에 해당하는 가구는 임차 1인 가구의 2.6%인 11만6882가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대가 48.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주거 형태도 열악했다. 복합위기 가구의 73.3%는 고시원에 거주하고 있었다. 평균 3~5㎡ 수준의 초소형 공간에 월 40만~50만원의 임대료를 부담하면서도, 보증금 없이 즉시 입주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선택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20대 복합위기 가구의 경우 고시원 거주 비중이 80%에 육박했다.

공적 지원의 사각지대 문제도 드러났다. 복합위기 가구의 67%는 공공임대·주거급여 등 어떤 주거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었고, 10~20대 복합위기 가구의 공적 지원 수혜율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과도기 아닌 ‘전 생애형’…정책 패러다임 전환 필요”


보고서는 현행 주거정책이 청년·고령자 등 특정 계층 중심으로 파편화돼 있으며, 1인 가구를 독립적인 정책 단위로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복합위기 가구를 조기 발굴하는 통합 지원체계 구축 ▷고시원 거주 청년층에 대한 우선 개입 ▷소득·주거비·면적을 함께 고려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인 가구를 결혼 전이나 노년기의 과도기적 형태가 아닌, 전 생애에 걸쳐 나타나는 보편적 가구 형태로 인식하는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며 “주거정책 역시 다인가구 중심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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