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 美주식 4000억 팔았다” 서학개미, 국장 돌아오나

순매수 규모, 12월들어 64%↓
‘해외주식 양도세 공제’가 원인
기재부 ‘세제지원 방안’도 영향



‘서학개미’들이 최근 4일 연속 미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세액공제를 위한 연말 매도 행렬이 이어진 가운데 최근 당국이 환율 안정 카드로 꺼낸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비과세’가 일부 투자자를 움직이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와 일부 기관은 22일부터 25일까지 4일 연속 미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들이 4일간 순매도한 규모는 총 2억8140만달러(약 4069억원)에 달했다. 29일 4370만 달러 순매수까지 고려해도 최근 총 2억377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15일부터 최근 2주일간 거래를 기준으로 총거래일 10일 중 6일이 순매도였다.

이처럼 최근 미국 주식 투자가 급감한 것은 기본적으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공제를 받기 위한 매도 행렬이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현행 제도상 해외주식을 팔아서 벌어들인 이익 중 연간 250만원까지는 해외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공제해준다. 연말이 되면 절세를 위해 250만원 이익 초과분을 매도하는 투자자가 많아지는 이유다. 과거 기록을 봐도 12월 들어 미국 주식 투자 매도가 급증했다.(본지 12월 18일자 ‘서학개미 순매수는 작년 12월도 ‘반토막’…‘고환율’ 믿을 건 국민연금뿐’ 참고)

이에 더해 최근 정부가 환율 안정책의 하나로 발표한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도 일부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를 유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최근 고환율의 주요 원인을 수급 불균형으로 보고 해결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9일까지 주간 종가 기준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1.90원이었다. 외환위기 당시 1998년(1394.98원)보다도 26.92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역대 최고치 경신이 확실하다.

24일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 등 전방위 대응에 3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며 1400원 중반까지 떨어진 뒤 차츰 떨어지고 있다. 29일 주건 거래는 1429.8원에 마감했고, 30일에는 3.7원 오른 1433.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다만 최근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도 자금이 국내 주식으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예년처럼 연말 미국 주식 매도 행렬이 끝난 뒤 연초에 매수가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박성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으로) 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단기적으로 세제 혜택을 보기 위해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 차익실현이 나타나면서 수급 개선에 기여할 여지가 있다”며 “기업들 역시 해외 자회사 유보금의 역송금이 늘어날 개연성이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던 달러가 국내 외환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나아가 원화 가치 하락의 근본 원인인 한·미 간 경제성장률·금리 격차나 국내 주식시장의 평가절하(코리아 디스카운트) 등을 해소하지 않는 이상 언제든 환율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대책으로) 최근 불안 요인으로 야기된 부분만큼은 되돌림이 발생하겠지만 그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내년에도 환율 수준에 대한 눈높이는 여전히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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