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등 광물자산 역대급 상승세
꼴찌에서 1등으로 오른 코스피
300조 규모 ETF에 IPO 활성화
42개 기업공개…코스닥 공모주 열기
코스피, 연간 75.89% ‘역대급 점프’
ETF 순자산 300조, 자금 쏠림 심화
![]() |
| 2025년 한 해 동안 코스피(KOSPI)는 75.89%에 달하는 역대급 상승을 달성하며 4000선을 돌파, 한국 증시 역사상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도 압도적 1위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 및 불확실성 해소 등에 힘 입어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는 이재명 대통령 지난 6월 취임하며 강조한 ‘코리아 프리미엄 실현을 통한 코스피 5000 시대 도약’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앞 황소상이 우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임세준 기자 |
![]() |
2025년 투자 시장은 ‘S·T·O·K·E(불을 붙이다)’란 키워드로 요약된다.
은(Silver)을 비롯, 금이나 동 등 광물자산이 역대급 상승세를 기록, 투자업계를 들썩이게 했다. 고환율이 국가적 비상사태로 비화되면서 그 대책으로 해외투자를 국내로 복귀시키려는 각종 세제(TAX) 정책도 주요한 변수였다. 코스닥 시장에선 기업공개(IPO) 활성화에 기대감이 쏠렸고, 코스피(KOSPI)의 거침없는 질주는 세계 증시를 깜짝 놀라게 했다. ▶관련기사 5면
3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둔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올해 투자시장을 ‘불붙게 한’ 5대 화두를 정리했다.
▶S(Silver)=올해 은을 포함한 금, 은, 동이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경이로운 가격 상승세를 기록했다. 금과 은은 모두 안전자산이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은은 안전자산 성격 외에도 산업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은은 태양광 패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고성능 반도체 칩 제조 과정 등에도 필수다. 다만 은의 급격한 가격 변동성은 주의해야 한다. 실제 은은 지난 29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로 직후 10% 이상 급락하는 등 ‘악마의 금속’이란 별명을 떠올리게 했다. 금보다 변동성이 큰 자산인 만큼, 시장 구조와 위험 요인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과 은 외에도 구리 역시 올해 역대급 상승세를 기록했다. 산업금속인 동은 글로벌 경기와 산업 흐름을 반영하는 대표 자산으로 주목받았다.
귀금속과 산업금속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안전자산과 산업자산이 동시에 투자 대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확산으로 전선·배터리·반도체에 사용되는 구리 수요가 늘어난 점도 동 가격 강세를 뒷받침했다.
▶T(TAX)=해외 주식 투자 확대가 조세 정책의 변화로도 이어졌다. 특히 연말, 정부가 해외투자를 국내투자로 복귀시키고자 세제 혜택을 꺼내면서 투자전략의 핵심 변수로 부각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23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685억589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를 환율 145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444조1040억원이다. 미국 채권 보관액도 194억달러로, 한화 기준 약 281조3000억원 규모다. 해외 자산 보유 규모 자체가 국내 주식시장과 맞먹는 수준까지 커졌다.
해외 투자 증가 속도 역시 가팔랐다. 올해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327억6914만달러로, 환산 금액은 약 475조152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1억5433만달러와 비교하면 3배로 불어났다. 특히 4분기 순매수 결제액만 149억6914만달러로, 한화 기준 약 217조0525억원에 달했다. 연말로 갈수록 해외 투자 쏠림이 강화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해외주식 투자가 고환율의 한 요인으로 거론되면서 이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 제공으로 이어졌다. 해외 주식을 매도해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할 경우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게 골자다.
대표적인 절세 상품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11월 말 기준 ISA 가입자 수가 700만명을 돌파했고, 가입금액이 46조원 규모에 달했다. 매달 11만명꼴로 ISA에 가입했다. ISA는 국내 상장 주식과 펀드, ETF, 예적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절세형 계좌 상품이다. 일정 기간 경과 후 일반형 기준 투자 순이익의 최대 2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 |
| 코스피 지수가 2025년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하락 출발했으나, 4200선을 지키며 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오전 9시 17분 기준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8.60포인트 하락한 4211.96포인트, 코스닥 지수가 3.94포인트 하락한 928.65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31.60원이다. 임세준 기자 |
▶O(IPO)=공모주 시장에서는 제도 변화에 따라 투자 심리가 선명하게 갈렸다. 상반기에는 LG CNS와 서울보증보험을 포함해 42개 기업이 상장하며 시장이 빠르게 달아올랐다.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평균 64.9%, 상장 첫날 종가 수익률은 34.7%를 기록했다.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공모주 투자 열기는 쉽게 식지 않았다.
하반기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IPO 제도 개편으로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이 강화되고, 공모주 배정 방식과 수요예측 참여 기준이 동시에 바뀌면서 관망 기류가 확산됐다. 기관의 참여 태도는 신중해졌고 상장 일정도 조정됐다.
그러나 연말로 갈수록 시장은 다시 열기를 되찾았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 기대가 커지며 투자 심리가 살아났고, 12월 24일까지 상장한 종목 가운데 리브스메드를 제외한 대부분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웃돌았다. 알지노믹스와 에임드바이오는 공모가 대비 300% 상승하며 ‘따따블’을 기록했다.
▶K(KOSPI)=국내 유가증권 시장은 올해 가장 극적인 반전을 연출했다. 코스피는 연초 주요국 증시 가운데 최하위권 성과에 머물렀지만, 연말에는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6월 20일 3021.84포인트로 3000선을 회복한 뒤 상승세는 가팔라졌고, 10월 27일에는 장중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섰다.
11월 3일 종가 기준 4221.87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11월 4일 장중에는 4226.75포인트까지 올랐다. 12월 29일 종가는 4220.56포인트로, 2024년 말 2399.49포인트 대비 75.89% 상승했다. 이는 1987년과 1999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연간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14.49% 상승에 그쳤고, 나스닥종합지수는 22.18%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6.6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8.30% 올랐다. 코스닥 지수도 연간 37.51%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KRX 증권지수 43.90%, KRX 보험지수 33.68%, KRX 금융지수 32.77% 상승하며 증시 호황을 반영했다.
▶E(ETF)=ETF 시장은 올해 증시 자금이 가장 빠르게 유입된 통로로 자리 잡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월 26일 기준 국내 상장 ETF 순자산은 295조7395억원으로, 지난해 말 173조5639억원에서 1년 새 122조1756억원 늘었다. 6월 4일 200조원을 처음 돌파한 이후 약 반 년 만에 10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ETF 거래도 급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2024년 12월 3조5000억원에서 2025년 11월 9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신규 상장 ETF는 170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전체 상장 수는 1000개를 넘어섰다. 다만 운용자산 상위 10개 ETF가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쏠림과 운용자산 100억원 미만 ETF 159개에 달하는 양극화도 함께 드러났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코스피가 전고점을 연신 경신하자 ETF도 순자산이 많이 늘어났다는 평가다. ETF는 주식처럼 편하게 매매할 수 있으면서도 통상 개별 종목 주가가 아닌 주가 지수를 따르는 ‘패시브’ 성격이 강해 안정성 면에서 주식보다 유리하다. 운용 보수 등 비용도 공모 펀드보다 저렴해 2019년 코로나 이후 빠르게 ‘국민 재태크 상품’으로 자리를 잡았고, 올해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워낙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부작용도 우려된다. 업계의 ‘제 살 갉아 먹기’ 경쟁과 비슷비슷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는 ‘상품 베끼기’ 등이 대표적이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간 ETF 상장 건수는 매년 신기록을 쓰는 가운데 올해 신규로 상장된 ETF 170개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며 “유사한 구조의 ETF가 단기간에 다수 상장돼 선두 상품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점은 개선돼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김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