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 참사 택시기사서 검출된 ‘모르핀’…약물운전 구속 가른다 [세상&]

택시기사 A씨 중앙지법서 오후 영장실질
간이검사서 약물 검출, 국과수 의뢰
전문가들 ‘약물 운전’ 위험성 지적


2일 오후 6시 5분께 종로구 종각역 앞 도로에서 승용차 2대와 택시 1대가 추돌하며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친 사고 현장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3중 추돌 사고를 내 보행자 1명을 숨지게 한 70대 택시 기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5일 오후 3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319호에서 열린다. 영장 전담 정재욱 부장판사가 심문을 맡았으며 구속 여부는 통상 이날 늦은 밤이나 다음날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

해당 사건은 지난 2일 오후 6시5분께 종각역 근처 건널목에서 발생했다. 전기차 택시를 몰던 70대 기사 A씨가 원인 불명의 급가속으로 횡단보도 신호등 기둥과 보행자들을 잇달아 들이받은 뒤 신호대기 중이던 승용차 2대와 추가로 추돌했다.

이 사고로 40대 여성 보행자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피해자는 총 14명으로 보행자 6명, 택시 승객 3명, 신호대기 차량 탑승자 5명 등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지난 3일 새벽 3시15분께 병원 응급진료 직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치사상)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체포 과정에서 실시한 약물 간이 검사에서 모르핀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감기약 등 처방 약물 가능성도 열어두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후 경찰은 체포 시한 만료 하루를 앞둔 4일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적용 혐의는 ▷교통사고처리법 위반(치사상)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위험운전 등 치사상) ▷도로교통법 위반(약물운전)이다.

이번 영장 심사의 핵심 쟁점은 약물 운전 성립 여부와 고령 운전의 위험성이다. 지난해 6월 방송인 이경규 씨도 약물을 복용한 채 다른 사람의 차를 자신의 것으로 착각해 운전하다 붙잡혔다. 그는 당시 공황장애약과 감기약을 복용하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기소됐으나 법원으로부터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다.

경찰청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약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건수는 2022년 80건에서 2024년 164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약물 운전으로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는 2건에서 23건으로 증가했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모르핀은 마약류지만 감기약에도 미세량이 포함될 수 있어 정밀감정 결과가 중요하다”며 “다만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약물 성분이 검출된 상태로 운전했다는 점 자체가 위험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고령자는 지병으로 복합 투약 가능성이 높고, 인지·지각·판단 능력 저하가 겹치면 위험이 배가된다”며 “올해부터 약물 운전 처벌이 강화된 배경도 이런 위험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민영 법무법인 호암 형법 전문 변호사는 법적 평가와 관련해 “해당 사건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험 운전 치사상’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위험 운전은 주로 음주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약물 중에서도 특히 마약류도 명시적으로 포함되는 방향으로 해석·적용이 확대되고 있다”며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는지가 영장 판단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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