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운영위, 부처 의견 취합
금융위 “정부 전체 차원에서 봐야”
입법조사처 ‘독립성’ 내세우며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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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17년 만에 공공기관으로 지정될지 여부가 오는 29일 결정된다.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금융위 지도·감독과 함께 재정경제부의 예산, 인사 등에 대한 경영 평가를 받게 된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재정경제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29일 열리는 1차 회의에서 2026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을 의결한다.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르면 재경부 장관은 매 회계연도 개시 후 1개월 이내에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심의·의결하도록 돼 있다.
공공기관운영위는 공공기관 지정 의결을 앞두고 최근 관련 주무 부처의 의견 취합도 마쳤다. 금융위 역시 공식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회의에는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과 관련해 의견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그간 금감원의 독립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반대 입장을 밝혀왔으나 이번에는 다소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분위기다. 당정대 차원에서 금감원의 공공성 강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서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공공기관 지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크다”면서 “내부 의견보다는 정부 전체 차원에서 바라봐야 하는 측면도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특별사법경찰 권한 확대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주도권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공기관 지정에 강력히 반대해 온 금감원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등 공공성 및 투명성 강화 조치를 했다는 점을 적극 피력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감독기구에 대한 독립성, 자율성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공공기관 지정은)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맞지 않다”면서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옥상옥 구조가 만들어지는데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납득을 못 하겠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공공기관 지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입법조사처는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해야 하나’ 보고서를 통해 “공공기관 지정 논의는 금융감독의 근본 목적과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는 취지 하에 접근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 밝혔다.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으나 금융감독의 자율성이 떨어지고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입법조사처는 금융위의 지도·감독을 받는 상황에서 예산·인사권에 대한 재경부의 영향력이 더해질 경우 정치·정책적 이해에 따라 감독 강도나 제재 수위에 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앞서 2007년 공공기관운영법 시행 당시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으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위해 지정 2년 만인 2009년 해제된 바 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재지정 논의가 이뤄졌으나 독립성 보장 등의 이유로 유보 결정이 내려져 왔다.
입법조사처는 “기관 운영이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에 맞춰 비용절감이나 정원관리, 단기 성과에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 경우 금융시스템 안정과 소비자 보호라는 금감원 고유의 목표에 맞는 장기적·질적 성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과 바젤 은행감독위원회(BCBS) 등 국제기구가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적인 인사·예산 운영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 기준과도 불일치하다고 봤다.
다만 금감원의 책임성 강화와 공공성 확보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입법조사처는 “제도적 기반 구축에 대한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면서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매년 연례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고 연례공개회의 출석을 의무화하고 있다. 김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