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같은 실수” 女의원에 마약 탄 술 먹인 60대男 변명, 프랑스 시끌

체포된 조엘 게리오 프랑스 상원 의원 [‘엑스(X·옛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프랑스에서 전직 상원의원이 현역 의원 시절 여성 의원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집에 초대해 마약 ‘엑스터시’를 탄 술을 먹인 혐의로 27일(현지시간)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형기 중 18개월은 가석방 등이 안 된다.

피고인 조엘 게리오(68) 전 상원의원은 전날부터 이틀 연속 열린 재판 기일에서 엑스터시를 탄 술을 피해자 상드린 조소(50) 하원의원에게 건넨 일은 “바보 같은 사고”였고, 고의가 아니며 성폭행할 목적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게리오는 사건 전날 공황장애를 진정시키기 위해 마실 생각으로 샴페인에 엑스터시를 탔다가 마음알 바꿔 마시지 않고 찬장에 집어넣었고, 사건 당일 실수로 조소 의원에게 건넸다고 주장했다.

사건 담당 검사는 게리오가 조소 의원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잔을 준 게 확실하다며 “지갑을 훔치려고 그랬겠는가”라고 따졌다.

둘은 사건 발생 약 10년 전부터 알고 지냈다.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고 한다.

조소 의원은 선고 직후 “엄청나게 안심이 된다”고 했다. 게리오 의원 측 변호인은 항소할 예정이라고 했다.

프랑스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게리오 당시 상원의원은 2023년 11월14일 저녁에 조소 의원을 파리 시내 부촌에 있는 자택에 초대했다.

게리오는 조소 의원에게 샴페인이 든 술잔을 줬다. 이를 받아 마신 조소 의원은 약 20분 뒤 심장이 크게 뛰고 식은땀이 나는 것을 느꼈다.

조소 의원은 현장에서 도망치기로 마음먹고 자리를 떠나 오후 10시께 국회의사당에 도착해 응급조치를 받았다. 이후 병원에서 한 혈액·소변 검사에서 ‘엑스터시’로 통칭되는 ‘3,4-메틸렌디옥시메스암페타민’(MMDA)이 검출됐다.

이는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향정신성 의약품이다.

상드린 조소 프랑스 하원 의원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조소 의원은 게리오 의원을 수사 당국에 고소했다.

수사당국은 게리오의 자택을 수색해 엑스터시 한 봉지를 찾아 증거물로 압수했다.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은 당국은 사건 이틀 후 그를 구속했다.

게리오는 구속 후 소속 중도우파정당 ‘오리종’에서 제명됐다. 지난해 10월 상원의원직도 사임했다.

사건 발생 이후 조소 의원은 프랑스5 방송에 출연, 이번 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소 의원은 “(당시 현장에서 도망친 것은)생존 본능이었다”며 “처음에는 심장마비로 죽는 줄 알았고 다음에는 그가 저를 학대할 것 같아 죽는 줄 알았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더는 서 있을 수도 없었다”고 했다.

조소 의원은 “의사들이 제게 ‘당신 같은 사람이 매일 하루에 세 번씩은 온다’고 했다. 누가 오는지 물으니 모든 연령,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었다”며 “배신은 가까운 사람에게서도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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