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레일 소송’ 대법 “남원시, 사업 중단 책임…‘408억+이자’ 배상해야”[세상&]

남원시, 기존 협약 뒤엎으며 분쟁
1·2심 “남원시가 408억 배상해야”
대법, 원심(2심) 판결 확정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전북 남원시가 전임 시장 시절 추진한 테마파크 개발 사업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에 대해 거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2심에 이어 대법원도 사업 파행의 책임이 협약 조건을 뒤집은 남원시에 있다며 408억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모노레일 테마파크 사업에 투자한 대주단(돈을 빌려준 금융기관 등이 모인 단체)이 남원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남원시가 대주단에 408억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원심(2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확정했다.

남원시는 소송 과정에서 “실시협약이 무효거나,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남원시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며 “손해배상액을 감액하지 않은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은 2017년 남원시가 광한루원 등을 중심으로 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면서 모노레일 등을 운영할 민간 사업자를 선정한 것에서 시작됐다. 민간 사업자는 남원시의 보증을 통해 대주단으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약 405억원의 사업비를 빌려 사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최경식 신임 시장은 전임 시장이 민간 사업자와 한 약속을 뒤엎었다. 협약에 명시된 시설 기부채납과 사용수익허가를 불허했다. 당시 남원시는 “해당 협약은 불공정한 계약으로 원천 무효“라며 ”행정기관이 손해배상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모노레일 이용 수요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업이 중단될 경우 지자체가 12개월 이내에 대체 사업자를 선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대출 원리금을 대주단에 배상해야 한다’는 협약이 독소조항이라라고 제시했다. 사업 백지화를 추진했다.

결국 민간 사업자는 남원시의 행정절차 불이행으로 2022년 6월 준공 이후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했다. 경영난에 시달리다가 지난 2024년 2월 이후 시설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민간 사업자는 “남원시가 협약을 깨고 시설 운영에 비협조적이었다“며 “더는 시설을 운영할 수 없어 남원시에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주단은 사업 보증을 선 남원시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도 대주단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하급심(1·2심) 재판부는 민간투자 사업이 원천 무효라는 남원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원시가 408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봤다.

하급심 법원은 “사업자와 한 계약이 법을 어겼다는 근거가 없다”며 “시의회 의결 과정에서 사전 검토가 이뤄졌던 것으로 보여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봤다. 또한 ‘배상액이 과하다’는 남원시의 주장에 대해서도 “파행의 원인을 제공한 건 남원시”라며 배상액을 깎아주지 않았다.

대법원의 판단 역시 하급심과 같았다.

대법원은 “실시협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남원시 주장을 모두 배척한 원심(2심)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손해배상액이 남원시에 부당한 압박을 가해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정도로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감액하지 않은 것도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손해배상액을 감액할 수 있는 ‘부당히 과다한 경우’는 계약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의 목적, 거래관행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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