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감축은 공교육 포기하잔 것”…교원단체 뿔난 이유[세상&]

행안부, 초중등 교사 3752명 감축 예고
교원단체 “교육 현실 모르는 탁상행정”
다문화 학생 등 늘어서 교사 더 필요 주장
서울교육감 등도 교원 증원에 공감대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 앞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7개 교육 단체가 적정 교원 정원 확보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전새날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정부가 초중등 교사 위주로 3000명 이상 교원을 줄이기로 하자 교원단체는 “공교육을 포기하는 선언과 마찬가지”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교육계와 교원단체에서는 ‘맞춤형 교육 수요가 늘어난다’면서 교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교원 감축 방안을 담은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자 다수의 교원단체가 “기계적 교원감축을 멈춰 달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해당 예고안에는 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교사는 총 304명 증원하나 초등 교사(2269명)와 중등 교사(1458명), 유치원 교사(25명)는 감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정부는 ‘2024년~2027년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에 따라 신규 교사 채용을 줄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교원 정원을 줄이는 것이다. 전국의 교원은 2023년 26만9792명에서 지난해 26만598명으로 줄었다. 정부는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기에 교원도 줄여야 한다고 본다.

교육 현장에서는 기계적 교원 정원 감축이라고 반발한다. 이들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 다문화 학생 등이 가파르게 증가해 여러 교육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기계적인 경제 논리는 교육의 질 향상과 교육력 강화라는 국가적 책무를 회피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학생 총수만을 기준으로 정원을 산정하는 것은 교육 현장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다문화 학생은 4.3배, 특수교육 대상자는 1.4배,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3배 증가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학생 수가 줄었으니 교사를 줄여야 한다는 산술적 사고로 인해 농산어촌 지역은 지난 3년간 수백 명의 교사를 잃고 상치 교사(비전공 교과까지 수업하는 교사)와 순회 교사가 일상이 된 교육 불모지로 변해가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교육감 중에서도 교원 증원을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지난해 8월 “향후 예측되는 학생 수 감소라는 상황 때문에 미리 교원을 감축하는 것은 오히려 현재 학생들이 질 높은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도 지난해 9월 “기초학력 보장, 디지털 인공지능 교육, 다문화 학생 지원, 고교학점제 운용 등 새로운 교육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교원 정원은 지속해서 확보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교원 단체들은 교원 정원 산정 기준을 학생 수가 아닌 학급 수로 전환하고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소규모 학교 기초정원제와 정책 수요를 고려한 추가정원제 법제화도 요구하고 있다.

다만 교육부는 학급 수에 따른 교원 정원 산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급 수를 중장기적으로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교원 신규 인원을 조정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난해에도 고교학점제 문제로 채용을 늘리기도 했으니, 앞으로도 상황에 맞는 교원 수를 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