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급 70%가 ‘文 어게인’, 6년 전 추진하다가 무산됐던 곳[부동산360]

서울 공급 3.2만 중 60% 이상 8·4 대책 포함
당시에도 주민 반대, 환경 우려에 좌초됐던 곳
문화유산 관련 세운지구와 태릉CC 잣대 달라


김윤덕(왼쪽 두 번째)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서정은·윤성현·홍승희 기자] 정부가 공공부지, 노후청사 복합개발을 통해 서울에서 3만2000호를 공급한다. 서울의 ‘마지막 보루’로 꼽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캠프킴, 태릉CC 등이 포함됐지만 이는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주민 반대로 사업이 좌초된 곳들이다. 지방자치단체 협의와 문화재 발견 등의 문제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부지 절반 이상이 文 8·4 대책 재활용


29일 정부가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 따르면 서울에 공급되는 3만2000호 가운데 공공부지를 통한 공급은 총 2만8600호(89%)다. ▷용산구 일원(용산국제업무지구·캠프킴 등) ▷태릉CC ▷동대문구 일원(국방연구원·한국경제발전전시관) ▷불광동 연구원 ▷강서 군부지 ▷독산 공군부대▷(구) 국방대학교 등이 후보지다.

본지가 분석한 결과, 서울 공공부지 공급 물량 중 1만9300호(67.4%)가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추진된 곳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전체 공급 물량으로 놓고봐도 60%에 이른다. 공급 여력이 한정된 도심 여건상 과거 정부에서 검토됐던 부지들이 대거 포함된 것이다.


가장 많은 물량이 배정된 곳은 용산국제업무지구다. 용산구 한강로 3가 일대 46만㎡에 1만호를 공급할 계획으로, 축구장 70개 규모에 달하는 서울에서 보기 드문 전략적 개발지다. 서울시는 교통 등을 이유로 6000호 입장을 전했으나 정부는 용적률 상향, 학교시설용지 확보 등을 통해 이를 확대키로 했다. 착공 시점은 2028년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곳은 2020년 8·4공급 대책 당시에도 용적률 상향을 통해 1만호 공급을 추진했다가 좌초된 전력이 있다. 당시에도 서울시가 “주택 공급을 늘리면 학교, 도로 등 주변 인프라 계획도 수정해야 한다”며 반대해 2년 뒤 6000호 공급으로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곳 주민들 또한 해당 부지가 국제업무지구에 활용될 계획이었던 만큼 “온전히 공동시설로 개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2020년 8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가운데) 당시 경제부총리가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대해서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용산 캠프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8·4공급 대책에서 3100호를 공급할 부지로 포함됐으나, 1400호로 줄어든 뒤 주민 반대, 문화재 발굴, 부지 지하 오염물질 문제 등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산구 일대 두 곳 모두 계획 변경이 잦아 사업 진척이 더뎠던 곳”이라며 “교육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공급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용산 한강로1가 일대 4.8만㎡ 부지에 기존 계획보다 1100호 늘려 총 2500호를 2029년부터 착공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올 상반기 발주한 용역 결과를 반영하고 부지 내 녹지공간을 활용하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 반대 가장 심했던 노원 태릉CC…이번엔 될까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모습. [헤럴드DB]


태릉CC 개발도 다시 추진된다. 정부는 노원구 공릉도 일대 87만5000㎡의 군 골프장 부지를 활용해 6800호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인근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태릉과 강릉이 위치해 있는만큼 중·저층 주택을 공급하고, 문화유산과 조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국가유산청과 협조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마무리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2030년 착공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다.

태릉 CC는 문재인 정부 당시 주민 반발이 가장 심했던 부지라 이번 역시 험란한 경로가 예상된다. 5년 전 인근 주민들은 당시 정부가 목표로 삼았던 1만가구 공급이 이뤄질 경우 일대 교통 혼잡이 극심해지고, 환경이 훼손될 수 있다며 극심한 반대를 이어 갔다. 이에 이번 정부는 공급안을 6800호로 조정하고 교통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전적인 동의를 얻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종묘를 둘러싼 ‘세운4구역 개발’이 논란이 되며 태릉CC 개발이 명분을 어떻게 가져갈 지도 주목된다.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지구 주민들은 정부를 향한 호소문을 내고 “태릉CC 외각 경계선 약 100미터(m) 지점에 세계문화유산인 태릉과 강릉이 있는데, 국가유산청은 태릉CC에 고층아파트가 들어선다면 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할 것인가”라며 “태릉CC 개발은 되고, 종묘에서 600m 떨어진 세운4구역은 안된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태릉CC는 지자체 반대와 거세고 문화유산역량평가에서 완만하게 진행이 안돼 사실상 멈춰있었던 상태”라며 “이번에 관계기관 협의를 본격 진행해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문화유산평가는 잘 될 것으로 생각하고 이번 발표는 확실한 내용으로만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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