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과천에 각각 1만씩 ‘영끌공급’…빈 땅 다 꺼냈다[부동산360]

9·7 대책 2.8만호서 공급 더 늘어
용산 1만·과천 1만, 인기지역 ‘공략’
노후청사는 대부분 500세대 미만


김윤덕(왼쪽 두 번째)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정부가 29일 내놓은 두번째 주택공급대책은 서울 및 수도권에 6만호를 공급하는 안을 담고 있다. 지난해 내놓은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연장선으로, 당초 정부 안팎의 예상 물량 5만호보다 1만호나 공급 규모를 늘렸다. 특히 서울 용산이나 경기 과천 등 수요가 많이 몰리는 입지에 각각 1만호라는 대규모 공급안을 내놔 눈길을 끈다.

‘더 많은 공급’을 도운 것은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공급책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에 용산국제업무지구는 학교를 빼고 1만호로 공급규모를 늘렸고(본지 1월28일자 2면 보도) 서울 및 경기의 노후청사 복합개발로 청년을 위한 소규모 주택단지 공급 1만호를 끌어모았다. 때문에 시장에선 ‘원하는 곳에 대규모 공급’이란 정부 대책 기조는 환영하지만, 실제 공급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도시급 면적 확보…“여의도 1.7배 면적에 6만호 공급”



정부의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 따르면, 도심 내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청년과 신혼 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한 6만호의 주택이 공급된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9·7 대책에서 밝힌 계획보다 공급 물량이 구체화됐다. 당시 도심 내 유휴부지, 노후 공공청사, 국유지 등을 재정비해 2030년까지 3만2000호를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이번 공급안에서 4만3500호까지 늘어났고 6300호의 신규 공공주택지구도 공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도시급면적(487만㎡)의 6만호 규모 물량을 도심에 집중 공급키로 했다”며 “판교 2개, 여의도 면적 1.7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 물량은 절반이 넘는 53.3%(3만2000호)가 서울에서 나왔으며, 다음 경기도 46.5%(2만8000호), 인천 0.2%(100호)로 구성됐다.

‘공급 물량 증가’는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공급안에 방점을 찍은 덕으로 풀이된다. 실제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만 당초 공급안이었던 6000호에서 4000호를 늘린 1만호가 공급되는데, 이는 정부가 1인 가구를 위한 주택 공급에 나서면서 학교용지를 공공주택사업지 밖으로 뺀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용산국제업무지구를 포함해 캠프킴·501 정보대 등 용산에서만 1만3501호 공급이 이뤄진다. 국방부가 소유 중인 캠프킴 부지의 경우, 용산공원 조성지구 내 녹지확보 기준을 합리화해 기존 공급물량(1400호)보다 늘어난 2500호를 2029년부터 착공한다. 서빙고초 앞 501 정보대의 경우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소형주택 150호를 공급한다.

장기간 진척되지 못했던 노원구 태릉 CC의 경우 6800호 공급에 나선다. 그간 주민 반대의 주요 원인이었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특단의 교통 대책도 마련한다. 태릉 CC는 세계유산과의 조화를 위해 중저층 주택을 계획,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맞춤형 주거공간을 2030년부터 착공한다.

경기도도 수요가 몰려 집값 상승률이 높은 도심부터 공급을 늘렸다. 과천경마장과 방첩사령부를 이전한 후 해당 부지에 9800호를 공급한다. 4호선 경마공원역, 경부고속도로 등 광역 도로망이 우수해 직주근접의 생활권 형성이 가능할 거란 구성이다. 판교 테크노벨리 및 성남 시청과 인접한 성남금토와 성남여수에도 2030년부터 6300호 공급을 추진한다. 그 외 광명경찰서에 550호, 하남 테니스장 부지에 300호 등이 추진된다.

이재평 국토부 주택공급정책관은 “과천시 일원 공급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국방부와 협업해 많은 부분이 논의·정리됐다”며 “새로 추진하는 곳은 충분한 자족용지와 교통 인프라 등을 공급해 주민 의견이 반영된 광역교통계획도 짤 게획”이라고 설명했다.

28일 오전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모습. 이상섭 기자


노후청사 ‘영끌’했지만···대부분 ‘세자릿수’ 주택 단지 그칠 듯


도심 핵심지 주택공급을 위해 서울과 경기도, 인천의 노후청사 32곳을 긁어모아, 청년을 위한 1만호 공급도 계획했다. 정부는 앞서 16개 관계부처 장관을 모아 ‘주택공급 관계장관회의’를 출범시켜 각 부처가 보유하고 있는 유휴 부지 확보에 머리를 맞댔다. 지난 12월에는 관계 기관 합의와 무관하게 국토부 장관이 직접 개발 대상지를 직결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심 내 주택공급을 위한 노후 공공청사 등 복합개발 특별법안’도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발의했다.

국토부는 이날 노후청사 개발 목록에 강남권 주요 입지를 포함하는 등 국민 선호도가 높은 도심 요지에 주택을 공급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역세권에 교육·문화 등 생활 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우수 입지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노후화된 청사는 주택과 사회간접자본(SOC)을 함께 공급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먼저 서울 강남 서울의료원 남측부지에 518호를 공급하며, 강남구청에는 360호를 계획했다. 송파우체국에 51호, 송파구 ICT 보안클러스터에 300호, 송파 방이동 복합청사에 160호를 세운다. 용산에는 용산유수지 480호, 용산우체국 47호 등이 포함됐으며 성동 성수동 서울경찰청기마대 부지에도 260호를 추진한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복합청사 부지 전경.[네이버지도 거리뷰 갈무리]


그외 도봉구 쌍문동 교육연구시설에 1171호, 중랑구 면목행정복합타운에 712호, 영등포 당산동 양육친화주택 380호, 금천 남부여성발전센터 200호 등을 세운다. 경기도는 수원우편집중국에 936호, 광명 근로청소년복지관 부지에 740호를 넣는다. 부천우편집중국 860호도 포함됐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 110호 주택단지도 세워진다.

다만 대부분이 1000호를 밑도는 세 자릿수, 또는 두 자릿수 소규모 단지에 불과해 주택공급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벌써 높다. 실제 34개 노후청사 및 유휴부지 사업지중 1000호 공급을 넘는 곳은 쌍문동 교육연구시설(1171호) 한 곳이 유일하다. 그 다음 공급수가 많은 곳은 수원우편집중국(936호)곳이었다. 이외는 전부 25호~740호 공급에 그쳤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135만호에 6만호를 덧댄 정부의 계획은 정부의 청사진일 뿐”이라며 “공급 환경은 더 어려워졌고, 노후청사 개발의 경우 500세대보다 적은 단지를 수도권에 분산하는 안이기 때문에 그 효과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