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월 내 외환시장 구조 변화있을 것”

홍콩 ‘글로벌 매크로 컨퍼런스’ 대담
이창용 한은총재 환율 입장 밝혀
“외화채 등 달러 조달원 확보해야”
국민연금 해외투자 절반 축소에
“200억달러 이상 수요감소 의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홍콩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주최 ‘글로벌 매크로 컨퍼런스’에서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대담에서 환율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 안정을 위해 “한국의 파생상품 시장 규모를 보면 중앙은행과의 스왑에만 의존해서는 안되고 다른 달러 조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연금의 달러 표시 채권 발행 허용도 논의되면서 “3~6개월 내 결정되어 한국의 외환시장 구조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30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지난 28일 홍콩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주최 ‘글로벌 매크로 컨퍼런스’에서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대담에서 “그간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에 따른 거시 경제적 영향을 두고 많은 논의가 있어 왔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또 국민연금의 달러 표시 채권 발행 허용 논의는 “자산 부채 관리(ALM) 관점에서 자연스러운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외환당국은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시 필요한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매입하는 대신 외화 표시 채권을 발행해 조달하면 국내 외화 수급에도 안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이 올해 해외투자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기로 한 방침을 거론하며 “최소한 200억달러 이상의 달러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또 현재 0%로 설정된 국민연금의 환헤지 비율은 “경제학자로서 개인적인 의견으로 늘려야 한다”고 전략 변화의 필요성을 짚었다. 또 “이제 국민연금은 자신들의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무시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작년 4분기 급등한 환율 상승에 배경에도 국민연금의 영향이 컸다고 봤다. 이 총재는 “작년 10~11월 당시 1480원 수준은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와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정당화하기 어려웠다”면서 “엔화와의 동조화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절하 폭이 지나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원화가 펀더멘탈에 비해 급격히 평가 절하된 배경에는 글로벌 요인이 주도했지만 국내 요인도 중요했다”면서 주요 국내 요인에 “국민연금의 지속적인 해외 투자 확대”를 꼽았다.

그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는 계속해서 늘어났고 연금의 투자 규모는 우리 외환 시장의 규모에 비해 상당히 커졌다”며 “이는 원화가 평가절하될 것이란 기대를 계속 창출하고 그 기대는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해외 투자를 선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환율이 1430원대로 내려온 것에 대해 “다행(comfortable)”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동아시아·한국 경제에 가장 중요한 3대 글로벌 리스크에 ▷미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과 지정학 리스크 ▷중앙은행 간 통화정책 차별화에 따른 환율 변동성 ▷AI 관련주 가격 조정 가능성·스테이블코인 도입 전개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미국 예외주의 즉, 정치적·지정학적 위험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작년처럼 회복 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큰 의문”이라며 미국은 한국의 핵심 파트너인 만큼 한국·동아시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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