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개혁 성공”
연이어 SNS 통해 강력 경고 메시지
시장은 우려·불만 속 버티기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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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자, ‘집값과의 전쟁’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2일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에 “망국적 부동산투기 옹호를 그만하라”고 올렸고,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집값 안정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열흘 간 이틀에 한번 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동산 시장 관련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시장에선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나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관련기사 6·8면
대통령의 발언이 강화되는 배경에는 ‘잡히지 않는 집값’이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29일 내놓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1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한 주만도 0.31% 오르며 전국 상승세를 주도했다.
상황이 이렇자 대선 후보 시절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은 하지 않겠다”던 이 대통령의 입장도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불과 두달 전인 지난해 12월 충남 천안 타운홀미팅에서 서울, 수도권 집값 급등과 관련해 “대책이 없다”고 밝혔던 대통령은, 지난 주말 엑스(X·옛 트위터)에서 “집값 안정은 5000피(주가지수 5000 달성),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특히 ‘부동산 증세’ 예고에 나서며 “살고 있지 않은 집은 팔아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도 “다주택자는 5월9일까지 양도소득세 중과를 면제하는 마지막 기회를 활용해 이번 기회에 팔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도 시장은 매물출회보다는 ‘버티기’로 돌입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5만7468건으로 1주일 사이 1.9% 늘어나는데 그쳤다. 월간으로 보면 0.3% 늘어난 수준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강화로 전·월세를 낀 매물은 매매 거래가 사실상 막혔기 때문이다. 전세를 낀 매물을 팔려면 세입자가 이사를 나가야하는데, 단기간 내 매물 출회가 어렵다.
‘시간벌기’ 전략도 이어지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금 집을 팔았다가 오히려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관망세가 짙다”며 “아예 정부 대책 이후 증여를 고민하는 다주택자들의 상담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실제 자산가들은 정부 정책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지역 집합건물 증여 등기 신청 건수는 총 105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12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월간 기준 집합건물 증여 등기 신청이 1000건을 넘긴 것도 3년 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시장 부작용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 고가 지역 아파트와 중저가 지역 아파트를 동시에 보유한 다주택자는 ‘더 싼 집’ 부터 팔아야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 목표로 한 고가 아파트는 타격이 적을 것이란 얘기다.
취임 후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대책은 벌써 네 차례나 나왔다.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출 규제, 수도권에 135만호를 공급하기로 한 9·7 공급 대책,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이어, 수도권 도심에 6만호를 공급하는 1·29 공급안까지 나왔지만 집값 안정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협의가 이루어 진 곳만 발표했다”고 했지만 도심 내 공공부지와 신규 공공택지에 공급을 계획한 12곳(노후청사 제외) 총 4만9800호중 반대에 나선 곳이 3만700여가구로, 전체 62%에 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 공급안에 대해 “지자체와의 사전 협의도, 실행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증도 없이 (정부가)부지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실패로 판명난 (문재인 정부의) 8·4 대책의 데자뷔”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울 주택 공급 가운데 90%는 민간이 책임지지만 10.15 대책 이후 강화된 이주비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은 민간 정비사업의 숨통을 틀어막고 있다”면서 “당장 올해만 해도 3만여 가구가 이주해야 하지만 대출 규제 앞에서 사업은 멈춰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이 정부 이기는 시장이 없다는 말을 하던 순간에도 집값은 올랐고, 그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의 주거 불안으로 돌아왔다”며 “시장은 제압의 대상이 아닌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서정은·홍승희·김희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