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2.5조 순매도에 환율 급등…1464.3원 마감

전 거래일 종가보다 24.8원 올라

 

2일 오후 3시 30분께 신한은행 본점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떠있다. [신한은행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원/달러 환율이 케빈 워시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지명에 따른 글로벌 시장 충격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투매 등의 영향으로 20원 넘게 급등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24.8원 오른 1464.3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환율은 11.5원 오른 1451.0원으로 출발한 뒤 점차 상승 폭을 키웠다. 종가 기준 지난달 23일(1465.8원)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차기 미국 연준 의장으로 워시 전 이사가 지명된 이후 달러화 가치가 오르는 동시에 금과 은 등 금속과 디지털자산 가격이 폭락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워시 지명자의 매파적 색채가 강한 점에 주목해 시장에서는 ‘강달러’ 현상이 나타났던 것으로 풀이된다.

워시 지명자는 시장에서 ‘매파적 비둘기파’로 통한다. 연준 이사 시절 매파적 입장을 대변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준의 적극적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촉구해왔다. 연준의 통화정책, 양적완화, 규제·감독 등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연준이 ‘물가안정’이라는 중앙은행 고유 업무에 집중해야 하고, 양적완화나 기후 문제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히는 것은 연준의 독립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아울러 미국의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5% 올라 시장 전망치(0.3%)를 웃돈 점도 강달라를 뒷받침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08% 오른 97.202 수준이다. 지난달 27일 장중 95.506까지 떨어진 뒤 가파르게 반등했다.

더 나아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권시장 순매도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5150억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 코스닥지수는 51.80포인트(4.44%) 내린 1098.36에 각각 장을 마쳤다.

한은 한 관계자는 “오늘 외국인 순매도는 워시 효과보다는 어느 정도 코스피가 고점에 올랐다고 판단한 데 따른 이익 실현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원화 가치 하락은 최근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엔화보다 더 가팔랐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5.78원으로 전 거래일 같은 시각 기준가인 935.44원보다 10.34원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0.120엔 내린 154.640엔이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원은 “워시 지명자가 주장해온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 기조가 시장에서 매파적 시그널로 해석됐고, 이는 즉각적인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워시 지명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아직 정체성이 모호한 워시 지명자가 향후 청문회 등 절차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느냐에 따라서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재발 우려가 진정되고 이란발 리스크도 소강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외환시장 관심은 차기 연준의장 성향에 집중될 전망”이라며 “워시 지명자가 여타 후보에 비해 비둘기파 성향이 약하다는 이유로 일부 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달러화는 반등했지만, 매파일지 비둘기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워시 등장으로 연준의 독립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금 가격과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약달러 압력은 진정될 것”이라면서도 “이와 별개로 트럼프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구조적인 약달러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