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엔 분담금 미납금, 나라면 쉽게 해결”…미국 미납엔 침묵

전화 인터뷰서 호언…“나토처럼 돈 내게 할 것”
美 분담금 언급은 회피…미납 사실도 몰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유엔이 미국 등 회원국들의 분담금 미납으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가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정작 미국의 미납 분담금을 납부할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폴리티코와의 짧은 전화 통화에서 “만약 그들(유엔)이 트럼프에게 와서 말한다면, 나는 모두가 돈을 내도록 만들 것”이라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돈을 내도록 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나라들에 전화를 걸기만 하면 된다”며 “몇 분 안에 수표를 보내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이 부담해야 할 유엔 분담금이 밀려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는 전화 통화 중 일부분에서 자신을 3인칭으로 표현했는데, 영어로 ‘일리이즘’(Illeism)이라고 불리는 이런 표현방식은 화자의 자기중심적 혹은 방어적 태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고위 관계자들이 재정난으로 유엔의 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뉴욕 본부를 폐쇄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데 대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엔이 뉴욕에서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미국에서 철수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물러나고 나면 전쟁이 벌어지면 유엔이 이를 합의시켜야 할 것이라며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다. 엄청나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와 2기 집권기에 수십 개 국제기구에서 미국을 탙퇴시키고 대외 원조를 삭감한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가 원칙상으로나마 유엔을 옹호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유엔 분담금을 회원국 중 가장 많이 내야 하며 미납금 규모도 최대다.

미국은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를 지난달에 탈퇴했으며, 법적 의무에도 불구하고 2024년과 2025년 WHO 분담금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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