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부사관·개발자 출신 이색 이력
30만 ‘몬뭉이’와 소통·데이터가 비결
“우리만 팔았다면 커지지 않았을 것”
![]() |
| 두바이 쫀득 쿠키 원조 개발사인 ‘몬트쿠키’의 이윤민 아워포지티비티 대표. [아워포지티비티 제공] |
“저도 없어서 못 먹습니다. 주문이 너무 밀려 이젠 제가 하나 집어 먹으려 해도 직원들 눈치가 보일 정도니까요.”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아워포지티비티’ 사무실 앞.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품절’이라는 안내 문구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85분간의 인터뷰 내내 이윤민 대표(32)의 휴대전화는 쉴 새 없이 울려댔다. 지난 1월 한 달 매출만 약 25억원. 핵심 재료인 카다이프(중동 지역 가는 국수)는 일주일에만 500㎏이 소비된다. 대한민국 디저트 시장에 ‘두쫀쿠’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정립한 이 대표의 일상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해군 부사관에서 데이터 엔지니어로=이 대표의 성공 궤적은 전형적인 제과인의 길과는 거리가 멀다. 9년간 해군 부사관으로 복무했던 그는 성장이 제한된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상경, 데이터 엔지니어링을 공부했다. 화장품 브랜드에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던 그는 군 후배인 김나리 현 몬트쿠키 제과장의 제안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당시 한국 온라인 수제 디저트 시장은 블루오션이었다”며 “기존 시장에 들어가기보다 우리가 아예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군에서의 성실함과 데이터 분석가로서의 냉철함이 디저트 시장과 만난 것이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자사몰에 집중했고, SNS를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강력한 팬덤인 ‘몬뭉이(몬트쿠키 팬 애칭)’를 구축했다. 현재 자사몰 회원 20만명과 카카오 채널 친구 10만명은 몬트쿠키를 지탱하는 가장 든든한 자산이다. 단순한 구매자를 넘어 제품 개발에 아이디어를 주는 ‘파트너’들이기도 하다.
▶데이터가 찾아낸 황금비율=두쫀쿠의 탄생은 ‘몬뭉이’들의 요청에서 시작됐다. 2025년 1월, 쫀득쿠키의 두바이 버전을 만들어달라는 팬들의 요구에 이 대표는 즉각 R&D(연구개발)에 착수했다. 문제는 상충하는 식감이었다. 두바이 초콜릿의 핵심인 바삭함과 쫀득쿠키의 생명인 마시멜로의 수분을 공존시키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 대표는 “단순히 재료를 섞으면 바삭함이 사라진다. 마시멜로 안에 카다이프를 가두어 공기 접촉을 차단하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데이터 엔지니어 시절 배운 속도전과 고객 피드백 분석이 제품화 기간을 일주일로 단축시킨 비결이다.
이렇게 탄생한 두쫀쿠는 인플루언서와 연예인들의 자발적인 ‘내돈내산’ 후기를 타고 전국적인 열풍으로 번졌다. 미슐랭 3스타 안성재 셰프의 영상이 화제가 되는 등 ‘두쫀쿠 앓이’는 사회적 현상이 됐다. 몬트쿠키는 제조 공정을 SNS에 투명하게 공개하며 팬들과의 신뢰를 쌓았다.
![]() |
▶“상생이 시장 키워…원조의 힘은 ‘진심’에 있다”=시장이 과열되자 모방 제품들이 쏟아졌지만, 이 대표는 의연했다. 이 대표는 “우리만 팔았다면 시장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국의 디저트 사장님들과 함께 카테고리를 키웠기에 지금의 파급력이 가능했다”고 했다. 경쟁자가 아닌 함께 시장 파이를 키우는 ‘동료 플레이어’로 보고 있다.
레시피를 독점하기보다 상생을 택한 이 대표의 자신감은 ‘원조의 맛’에서 나온다. 몬트쿠키의 제품은 과하게 달지 않아 전 연령층을 아우른다. 인기가 식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명쾌한 답을 내놨다. “빠르게 온 쓰나미는 반드시 빠르게 빠지는 법, 우리는 이미 다음 파도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출시한 ‘이태리 쫀득 쿠키(이쫀쿠)’는 하루 만에 4000개가 완판되며 포스트 두쫀쿠 시대를 예고했다.
▶60명 규모 중견 벤처로 도약…글로벌 향하는 K-디저트=두 명으로 시작한 아워포지티비티는 어느덧 상주 인원 60명, 제과팀 100여명을 거느린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주말팀과 야간 택배 협력 체계를 가동해 ‘당일 출고’ 원칙을 지키는 물류 시스템도 갖췄다. 자사몰 호스팅사인 ‘아임웹’을 기반으로 구축한 탄탄한 IT 인프라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이 대표의 시선은 이제 글로벌 시장을 향한다. “마시멜로로 구현한 떡 같은 식감은 외국인에게도 이질감 없이 통할 것”이라는 확신이다. “다음 파도가 부서지기 전에 새로운 파도를 준비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눈빛은 힘이 있었다.
회사 이름처럼 디저트 업계에 ‘긍정(Positivity)’의 가치를 전하고 있는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전국 모든 곳에서 트렌디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요일에 상관없이 가장 신선하게 접할 수 있도록 꾸준히 입지를 넓혀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포=최은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