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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에덴교회는 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JW 메리어트 레스턴 스테이션 호텔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및 가족 초청 보은 행사’를 개최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왼쪽에서 세 번째) 등 참석자들이 행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새에덴교회] |
[헤럴드경제(워싱턴 D.C.)=김현경 기자] “저희 대대가 최전방에 있을 때 중공군이 밀고 내려왔습니다. 제가 속한 해병 소대는 13명이었는데, 그날 밤 살아남은 사람은 저를 포함해 단 2명뿐이었어요. 그저 ‘하나님 도와주세요’라는 기도만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5일(현지시간) 새에덴교회가 미국 버지니아주 JW 메리어트 레스턴 스테이션 호텔에서 개최한 ‘한국전 참전용사 및 가족 초청 보은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미국인 참전용사 글렌 A. 갈테리 목사(97)는 76년 전 전쟁의 상흔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21살의 나이에 머나먼 나라에 파견돼 인천상륙작전과 장진호 전투에 참여한 그는 오랜 시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글렌 교수는 이후 서울의 발전상을 보면서 벅찬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내 기억 속의 서울은 포격을 맞아 모든 게 무너져 내린 도시였다. 하지만 사진 속에서 거대한 도시로 성장한 모습을 보고 ‘와’ 하고 탄성이 나왔다. 진정한 기적”이라고 말했다.
전몰장병인 윌리엄 찰스 브래들리(1928~1950) 씨는 한국전 당시 의무병으로 헌신했다. 청천강 전투 및 후퇴 작전에 참여하던 중 적군의 포로가 돼 납북됐으며, 포로수용소 수감 중 목숨을 잃었다.
그의 조카 로빈 피아신(70) 씨는 “이후 조사에서 삼촌이 돌아가실 때 곁에 의사 한 분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길가에 홀로 버려진 채 돌아가신 게 아니라, 누군가 곁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돼 위안이 됐다”며 “결국 저희 어머니는 미국에서 전사자 유가족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셨다. 삼촌이 전쟁터로 떠나기 전 약속한 대로 삼촌의 이름을 따서 남동생의 이름을 지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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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렌 A. 갈테리 목사가 미국 버지니아주 JW 메리어트 레스턴 스테이션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및 가족 초청 보은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새에덴교회] |
새에덴교회는 지난 2007년부터 20년째 민간 최대 규모의 국내외 참전용사 초청 보은 행사를 펼쳐 왔다. 이 행사는 소강석 담임목사가 200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마틴 루터 킹 퍼레이드’ 전야제에 방문했을 때 한국전 참전용사 리딕 나다니엘 제임스(1921∼2013) 씨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당시 제임스 씨가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고, 소 목사는 그해 6월 그를 한국에 초청한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행사를 이어 왔다.
이후 한국인 참전용사와 미국, 캐나다, 호주, 태국, 튀르키예, 필리핀,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 유엔군 8개국의 참전용사 및 가족, 실종자 가족, 전사자 가족 등 총 7700여 명을 초청해 보은의 시간을 가졌다. 1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새에덴교회가 전액 부담해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와 보훈 문화 확산, 민간 외교에 앞장서고 있다.
소강석 목사는 이날 행사에서 “올해는 6·25전쟁 76주년을 맞는 해다. 대한민국은 전쟁으로 인해 폐허의 땅이 됐다.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참혹한 고난의 땅에도 다시 꽃은 피었고 희망의 봄은 다가오기 시작했다. 참전용사 여러분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주셨기 때문”이라며 “여러분을 결코 잊지 않겠다. 여러분의 희생을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와 존경의 뜻을 담아 참전용사들에게 큰절을 한 소 목사는 이어 “미국은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피를 흘려 싸워준 혈맹의 나라”라며 “이번 행사가 미국과 한국 간의 우정을 강화하는 의미 있는 행사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랑과 평화의 다리를 놓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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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에덴교회 어린이 대표들이 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JW 메리어트 레스턴 스테이션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및 가족 초청 보은 행사’에서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새에덴교회] |
이날 행사에는 워싱턴 D.C., 시카고, 애리조나, 댈러스 등에서 온 한국전 미국인 참전용사 42명과 가족 42명, 한인 참전용사 12명과 가족 12명, 전몰장병 가족 40명, 주한미군전우회 회원 및 가족 16명과 소강석 목사, 김덕만 버지니아주 한인회장,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 김종대 장로(예비역 해군 소장), 이철휘 장로(예비역 육군 대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변함없이 이어져 온 이 뜻깊은 행사 덕분에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이 세월과 국경을 초월해 더욱 빛날 수 있었다”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 평화, 번영의 대한민국은 참전용사 여러분의 피와 땀 위에 세워져 있다. 사랑하는 조국과 이름조차 낯선 이국의 전장에서 청춘을 바친 여러분의 헌신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굳건한 토대이자 한미 동맹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주권정부는 국가를 위한 참전용사 여러분의 헌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 여러분의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전했다.
참전용사들은 “여러분의 용기와 희생 덕분에 우리는 학교에 다니고, 친구들과 놀며, 마음껏 꿈을 꿉니다. 우리의 행복은 여러분의 희생 위에 세워졌습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하는 어린이들을 바라보며 감격에 젖었다. 참석자들은 미국과 한국의 국가를 함께 듣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흔들며 하나가 됐다.
1950~1952년 한국전에 참전한 폴 헨리 커닝엄(96) 전 미 한국전참전용사회 회장은 “국가적 분쟁의 시기에 미국이 제공했던 도움에 대해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감사를 표해준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2023년 한국에 방문했을 때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우리를 직접 만나고 ‘이분들이 우리가 어려울 때 도와주신 분들’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 모습에 가슴이 벅찼다”면서 “유감스럽게도 미국은 우리 세대가 치렀던 전쟁들의 희생을 젊은 세대의 마음에 심어주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 한국이 이 역사를 결코 ‘잊혀진 전쟁’이나 ‘잊혀진 사건’으로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품고 여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