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삶의 전부” K문화 빠진 인도 세자매 죽음에 충격

한국 문화에 심취해 있던 인도의 10대 세 자매가 아버지와의 갈등 끝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NDTV]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한국 문화에 심취해 있던 인도의 10대 세 자매가 아버지와의 갈등 끝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5일(현지시간) ND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2시쯤 인도 가자바드의 한 아파트 9층에서 12세 파키, 14세 프라치, 16세 비시카 세 자매가 떨어졌다.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자매들은 수년 전부터 학교에 다니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휴대전화 사용에 보내온 것으로 파악됐다. 가지아바드 경찰서 부서장은 “이들은 한국 드라마에 심취해 있었으며, 학교를 그만두고 거의 모든 시간을 휴대전화로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데 보냈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일기와 쪽지에는 한국 드라마와 K팝에 대한 애정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일기에는 “우리는 한국을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사랑해요” 이러한 내용이 반복적으로 적혀 있었고, 쪽지에는 “우리는 한국과 K팝이 우리 삶이라는 걸 확신해요. 우리는 가족보다 한국 배우와 K팝 그룹을 더 사랑했어요. 한국은 우리 삶이었어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자매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한국식 연애 게임에도 빠져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임은 단계별로 여러 가지 과제를 줬는데, 자매들은 한국식 이름을 사용하고 게임 속 임무를 수행할 정도로 게임에 몰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아버지가 게임 중독 문제를 이유로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한국 드라마 시청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 3개월 전에는 자매들이 운영하던 유튜브 계정을 아버지가 강제로 삭제한 사실도 확인됐다.

아버지 체탄 쿠마르는 현지 언론에 “아이들은 드라마 속 인물처럼 말하고 행동하려 했고, 한국 문화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며 “유튜브 채널을 삭제한 뒤 아이들이 크게 상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자매들이 남긴 쪽지에서 부모로부터 구타를 당했으며, 인도 남성과 강제로 결혼시키려 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매들은 “한국 남자들을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인도 남자와는 절대 결혼할 수 없다”는 내용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부국장 니미시 파틸은 소녀들이 지난 2년간 학교에 다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학업 성적 부진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집에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아버지 쿠마르는 두 번 결혼했으며, 딸들은 그와 그의 두 전처, 외숙모, 그리고 다른 두 형제자매와 함께 임대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첫 번째 아내가 아이를 갖지 못하자 아내의 여동생과 재혼해 세 자녀를 낳았다.

또 쿠마르는 약 2000만 루피(약 3억2600만원)의 빚을 지고 있을 만큼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한국 드라마와 게임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과, 막대한 빚에 시달리는 대가족 속에서의 외롭고 스트레스 가득한 삶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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