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로 말랑해진 가슴, 이젠 바짝 긴장할 때”…OTT 스릴러 대전 포문

레이디 두아 vs 블러디 플라워 vs 세이렌
미스터리한 인물 실체 좇아 진실에 다가서
예측불허 전개 속 현실과 맞닿은 메시지


넷플릭스 ‘레이디 두아’ [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 “진짜와 구별할 수 없는데 가짜라고 할 수 있나요?”

화려한 청담동 명품 거리의 한 하수구에서, 얼굴이 뭉개진 채 얼어 죽은 시신이 발견된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명품 브랜드 ‘부두아’의 아시아 지사장 ‘사라킴’. 조사 과정 중 형사 ‘무경’은 사라킴이 이름부터 나이, 출신, 학력까지 무엇도 일치하지 않는 정체불명의 인물임을 알아차린다. “제가 사라킴에 대해 아는 것은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예요.” 도대체 사라킴은 도대체 누구이고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 의문의 남자가 수술방처럼 꾸민 어느 곳에서 경찰에 붙잡힌다. 남자의 정체는 연쇄 실종 사건의 용의자인 ‘이우겸’. 17명의 사람을 죽인 잔혹한 연쇄 살인범이지만, 불치병 치료제를 만들려 했다는 그의 범행동기가 밝혀지며 사건은 또 다른 국면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불치병을 고칠 수 있다는 이우겸의 말은 진실일까. 그리고 법과 대중은 이우겸에게 어떤 심판을 내릴 것인가.

디즈니+ ‘블러디 플라워’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올초 스산한 겨울바람을 타고 미스터리 스릴러들이 잇따라 안방극장을 찾는다. 넷플릭스 ‘레이디 두아’, 디즈니+ ‘블러디 플라워’, 그리고 tvN ‘세이렌’이다. 이들 작품은 독특한 소재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예측불허의 스토리와 연출, 현실과 맞닿은 메시지들로 한층 발전한 ‘K-스릴러’의 저력과 가능성을 발산한다. 연초 설레는 ‘멜로 열풍’으로 한껏 훈훈해진 가슴이 이젠 바짝 긴장해야 할 때다.

올해 ‘스릴러’ 열전의 포문을 연 것은 디즈니+의 ‘블러디 플라워’다. 천재적인 의술을 지닌 연쇄살인범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동건 작가의 소설 ‘죽음의 꽃’이 원작이다.

주인공이자 연쇄살인범 ‘이우겸’ 역에는 려운이, 그와 대치하는 구암지검 소속 검사 ‘차이연’에는 금새록이 연기했다. 이우겸의 변호를 맡은 중수부 출신 변호사이자 아픈 딸을 위해 사투하는 아버지 ‘박한준’은 성동일이 분했다.

디즈니+ ‘블러디 플라워’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 ‘블러디 플라워’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드라마는 ‘사람을 살리는 연쇄살인범’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각자의 신념을 가진 캐릭터들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모습을 담는다. 예측 불허의 전개를 통해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다수를 살리기 위한 살인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란 질문을 쉬지 않고 던진다. 이미 일부 온라인에서는 주인공이 ‘살려야 할 존재’인지,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자’인지에 대한 해석과 의견이 분분하다.

작중 기사 ‘조우철’을 연기한 신승환은 “딸을 가진 입장에서 (이우겸을) 살리고 싶다. 이 질문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마가 던진 묵직한 화두만큼이나 지난 4일 1, 2화가 처음 공개된 ‘블러디 플라워’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드라마는 지난 7일 기준 글로벌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과 키노라이츠, 디즈니+ 모두에서 디즈니+ 일간 통합 1위에 올랐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로 새해부터 흥행 신호탄을 쏜 넷플릭스는 마찬가지로 미스터리 스릴러 ‘레이디 두아’로 그 열기를 이어간다. tvN ‘비밀의 숲’ 이후 신혜선과 이준혁의 8년 만의 재회로 공개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넷플릭스 ‘레이디 두아’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레이디 두아’ [넷플릭스 제공]


오는 13일 공개되는 ‘레이디 두아’는 넷플릭스 ‘인간수업’, ‘마이네임’, 그리고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 등에서 탁월한 장르물 연출을 보여 준 김진민 감독의 넷플릭스 복귀작이다. 이야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라킴’(신혜선 분)의 죽음을 시작으로, 회차를 거듭할수록 사라킴의 과거와 그 뒤에 감춰져 있던 그의 욕망과 거짓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구조로 전개된다.

형사 ‘무겸’(이준혁 분)이 사라킴 사건을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드러나는 새로운 진실, 그리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된’ 미스터리 스릴러의 맛을 선사한다.

김진민 감독은 10일 서울 중구 앰버서더 서울 풀만에서 진행된 ‘레이디 두아’ 제작발표회에서 “사람의 욕망에 대해서 욕망을 드라마로 만든 것”이라면서 “욕망을 좇는 사람, 그 사람을 쫓는 사람을 보는 재미로 가득 찬 드라마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김진민 감독이 10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서울풀만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드라마 ‘레이디 두아’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이준혁은 “사라킴이라는 여성이 순수하게 욕망하는 이야기가 지금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욕망을 따라가는 과정이 즐거울 것이고, 지금 시점에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릴러 ‘열전’의 마지막 바통은 내달 2일 공개되는 tvN 새 월화드라마 ‘세이렌’이 이어받는다. 이 드라마 박민영의 스릴러 도전작이다. 드라마는 ‘레이디 두아’와 마찬가지로 한 미스터리한 여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세이렌’은 보험사기 용의자로 지목된 아름다운 미술품 경매사 ‘한설아’(박민영 분)와 그 주변의 죽음을 의심하며 파헤치는 보험조사관 ‘차우석’(위하준 분)이 그리는 로맨스 스릴러다. 제목 그대로 드라마는 바다 한복판, 달콤한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해 죽음으로 몰고 가는 전설 속 ‘세이렌’을 연상시킨다.

tvN 세이렌 [tvN 제공]


신비한 분위기로 가득한 한설아가 그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비운의 여인인지, 혹은 욕망에 가득 차 어떤 희생도 마다치 않는 잔인한 여인인지를 밝혀나가는 것은 이 드라마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박민영은 드라마에 대해 “한설아라는 미스터리한 인물에게 벌어지는 사건을 한 회, 한 회 살펴보며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 비밀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어떠한 스포일러도 없이 보는 걸 추천해 드린다”면서 “가볍지만은 않은, 묵직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으니 집중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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