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노보드 시바, 금지 왁스 검출돼 실격…“팀 코치에게 왁스작업 맡겨”[2026 동계올림픽]

‘왁스 실격’과 관련해 장문의 해명을 올린 시바 마사키 [본인 SNS 캡처]

불소 왁스, 발수성 높지만 환경 오염
시바 “실격 자초 이유 없어” 결백 호소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한국의 김상겸이 은메달을 딴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종목에서 일본 선수가 금지된 왁스 성분이 검출돼 실격됐다.

일본의 베테랑 스노보드 선수 시바 마사키(39)는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이 종목 예선 1차 시기에서 44초68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경기 직후 진행된 장비 검사에서 그는 즉각 실격 판정을 받았다.

그의 스노보드 데크 바닥 면에 도포된 왁스에서 불소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실격의 원인이 된 불소 왁스는 설상 종목에서 오랫동안 ‘마법의 물질’로 통했다.

왁스에 포함된 불소 성분은 눈 표면의 물기를 강력하게 밀어내는 발수성을 지녀 스키나 보드 바닥과 눈 사이의 마찰력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하지만 불소 왁스의 주성분인 과불화화합물(PFAS)은 자연 상태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좀비 화학물질’로 불린다.

과거에는 실험실 정밀 분석이 필요해 현장 적발이 어려웠으나 최근에는 적외선 분광법을 활용한 휴대용 검사 장비가 도입되면서 경기장에서 즉각적인 단속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시바 본인은 결백을 호소하고 있다. 자신은 결코 금지 왁스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바는 이날 자신의 SNS에 “대회 기간에는 공식적으로 프로 서비스맨에게 의뢰해 보드 마무리를 맡겨왔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그의 숙소가 떨어져 있어 임시적으로 팀 코치에게 왁스 작업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가 소위 메달권 후보도 아닌 나를 의도적으로 함정에 빠뜨릴 이유가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며 “다만 최근 몇 년간 막대한 자기 자금을 투입해 선수 생활을 이어오고 있고, 매 경기 불소 검사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스스로 의도적으로 금지 물질을 사용해 실격을 자초할 이유는 내게 없다”고 호소했다.

스키장에서 녹아내린 왁스 성분은 토양과 지하수로 스며들어 생태계를 순환하며, 인체에 축적될 경우 암이나 갑상샘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과거 냉매로 쓰이다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돼 퇴출당한 프레온 가스와 유사하다.

FIS는 환경과 건강 문제를 우려해 2023-2024시즌부터 모든 공인 대회에서 불소 왁스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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