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외 사안 협상 없다…농축 제로도 없어”
이스라엘엔 “협상 방해”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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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국기를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옆모습을 배치한 사진. 이란은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전하면서도, 미국이 압박한다면 전례없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과의 핵협상을 8개월 만에 재개한 이란이 중동 주변국을 상대로 외교전에 나서며 협상 지지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군사적 선택지를 사실상 배제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도, 핵 농축 권리는 양보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와 회담한 뒤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협상에 참여함으로써 합리적인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란에 대해 군사적 옵션 외에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고 주장했다.
다만 라리자니는 “만일 미국이 우리를 공격한다면 우리는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강경 메시지도 병행했다. 협상 국면을 유지하되 군사적 억지력도 과시하는 이중 전략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6일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간접 회담 형식으로 핵협상을 재개했다. 양측이 공식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은 것은 8개월 만이다.
라리자니는 “핵프로그램 외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협상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핵무기를 손에 넣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미국과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핵무기 개발 의사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협상 범위를 핵 문제로 한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발언이다.
특히 그는 “우리 핵기술은 누구에게서도 제공받지 않고 스스로 이뤄낸 것”이라며 “에너지·제약 등 분야에서 농축이 필요하다. ‘농축 제로’에 대한 이야기도 없다”고 강조했다. 우라늄 농축 활동 자체를 전면 중단하는 조건은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앞서 이란원자력청(AEOI)의 모하마드 에슬라미 청장은 제재가 해제될 경우 60% 농축 우라늄을 희석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제재 완화와 농축 수준 조정 간 ‘상호 조치’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라리자니는 또 이스라엘을 향해 “협상 과정을 방해하려 도발 구실을 찾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이란만이 아니라 중동 전체의 안정을 위협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핵협상 진전에 따라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 가능성이 변수로 떠오르는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라리자니는 이날 카타르에 체류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국 인사들과도 회동했다. 전날에는 오만에서 정부 대표단과 친이란 반군 후티 측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핵협상과 병행해 역내 우군 결속을 다지는 외교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