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등 과실류 가격 패턴 변화…연중 수급관리 체계 구축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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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4일 충북 청주시 농협 하나로마트 청주점을 방문해 설 성수품 등 농축산물 수급 동향과 할인지원 사업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설 명절마다 수백억원 규모의 할인과 공급 확대 대책이 반복되고 있지만 농축산물 가격 불안이 구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기적인 할인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품목별 맞춤 전략과 취약계층 중심 선별 지원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1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최근 발간한 ‘설 명절 대비 농축산물 물가안정대책 진단과 과제’ 보고서에서 명절 물가 대응이 단기 재정 투입에 치우치면서 근본적인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확대된 농축산물 할인 지원이 소비 촉진에서 물가 안정 정책으로 성격이 바뀌었지만, 정책 지속가능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배추·무·사과·배·소고기 등 주요 성수품 공급량을 평시 대비 확대하고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할인 행사를 추진해왔다. 할인 지원 규모는 2024년 590억원, 2025년 700억원까지 확대됐으며 올해도 수백억원 수준의 예산이 투입됐다. 다만 이러한 할인 정책은 소비자가격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지원 종료 이후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반짝 효과’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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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공] |
실제 농축산물 물가는 명절 전후 흐름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설 이후 수요 감소로 가격이 하락하는 패턴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사과와 배 등 과실류를 중심으로 명절 이후에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량 감소와 대과(大果) 공급 부족 등이 겹치면서 품질별 가격 격차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연구원은 특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할인 방식이 정책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물가가 상시화된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체감 물가 부담이 더 큰 만큼, 가구 특성을 고려한 선별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소득·노인가구의 과일 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고려하면 동일한 할인 정책이 모든 계층에 동일한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아울러 명절 단기 대응을 넘어 연중 수급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민간 비축 물량에 대한 정보 관리 강화와 공공 비축 시스템 고도화, 계약재배 확대 등을 통해 공급 구조를 안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1인가구 증가와 새벽배송 확산 등 유통 환경 변화에 맞춘 정책 설계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단기적인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만으로는 농축산물 가격 안정의 한계가 분명하다”며 “품목별 수급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과 취약계층 중심 지원으로 물가안정 정책의 구조적 전환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