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격시 7대 시나리오? ①이란 대대적 보복

전문가가 본 7가지 시나리오
②호르무즈 해협 기뢰 매설 ‘봉쇄’
③드론·고속정 공격 美군함 침몰
④체제 전복·민주주의로 이행
⑤정권 유지 묵인 ‘베네수 모델’
⑥정권 붕괴 후 강력 군사 통치
⑦‘내전급’ 대혼란 장기화

美, 전면전이냐 코피작전이냐 고심
전문가 “이란, 美와 전쟁 택할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도널드 트럼프 평화 연구소’에서 열린 평화위원회 첫 회의에서 의사봉을 들어 올리고 있다.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에 열흘, 길면 보름의 핵포기 시한을 던져놓은 가운데, 양국에는 극적 합의냐 전면전 혹은 제한전 후 협상이냐의 선택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몇 주 동안 카타르 미군 기지와 아라비아해, 호르무즈 해협 등에 병력을 집결시키며 이란과의 무력 충돌에 대비해왔다. 다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공군력이 이란 인근 지역에 집결됐다.

미국은 일단 이란에 대해 ‘코피작전’으로 불리는 제한적 공격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 보좌관들이 일부 군사시설과 정부기관을 겨냥하는 제한적 공격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코피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면 며칠 내로 수행 가능하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란 전문가인 발리 나스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교수는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이란은 협상을 해결책이 아닌 함정으로 여기며 부실한 협상보다는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치르는 게 더 속시원하다고 여긴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란이 외교적 해법을 도출하지 못하고 끝내 무력 충돌로 가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영국 국영방송 BBC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7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전쟁발발 위험 최고조’ 미군 최대 공군력 중동 집결

▶이란의 대대적인 보복 공격=미국의 이란 타격시, 가장 먼저 예측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미국과 인접한 아랍국가, 이스라엘 등에 보복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미군 전력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되지만, 이란에는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 등의 선택지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바레인이나 카타르의 미군 기지, 혹은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주요 기반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나스르 교수 역시 “이란은 이미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며 “미국이 대규모 타격을 감행해 이란의 보복 능력을 약화시키더라도, 이란은 역내 대리 세력을 활용하거나 석유 시설과 에너지 수송로를 공격할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짚었다.

▶호르무즈해협 기뢰 부설…전 세계 석유·가스 물동량 타격=이란의 무력 대응에는 자국에도 피해가 갈 수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매설하는 방안까지 있다. 현재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바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는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USS 맥폴(DDG-74), USS 미처 등이 배치된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을 나가자마자 나오는 아라비아 해에는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및 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25%가 통과하는 요충지다. 이곳에 기뢰를 매설하면 이란에도 타격이 크지만, 미 해군력을 효율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

다니엘 샤피로 대서양협의회 석좌연구원은 “이란도 미국과 이스라엘에 일정한 비용을 치르게 할 능력이 있다”며 “이란은 탄도미사일과, 중동 전역에 걸쳐 있는 대리세력을 동원해 미국에 대한 공격을 더 광범위하게 할 수 있고, 해상 운송과 글로벌 석유 시장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란 ‘드론떼’ 등 전면 공격으로 미 군함 침몰=이란이 수많은 폭발 드론과 고속정을 동원하는 ‘떼거지 공격(Swarm Attack)’을 통해 미 해군의 방어망을 뚫고 군함을 침몰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낮지만, 이란의 병력을 낮춰 보면 안된다는 경고의 의미로 이를 들고 있다.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국방 분석가이자 전 해군 전략장교인 브라이언 클라크는 “미군 조종사가 격추될 위험은 늘 있지만, 더 큰 위험은 함정에 있다”며 “이란이 후티에 제공한 것과 같은 순항·탄도미사일이 페르시아만, 아라비아해, 홍해에 배치된 미군 함정을 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권 핵심부 정밀 타격과 민주주의로 이행=미 공군과 해군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그 산하 민병 조직인 바시지 민병대의 군사 기지, 탄도미사일 시설, 핵 프로그램을 정밀 타격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 한다는게 전문가들이 가장 낙관적으로 보는 시나리오다. 이렇게 된다면 약화된 정권이 전복되고 이란이 민주주의로 이행해 제재를 풀고 국제사회에 복귀할 수 있다.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지만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이라크와 리비아의 사례에서 보듯, 외부 군사 개입이 순조로운 민주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이라크와 리비아에서는 독재 정권 전복 이후 수년간 혼란과 유혈 사태가 이어졌다.

▶정권존속·온건정책 ‘베네수엘라 모델’=또 다른 시나리오는 미국이 이란에 대해 강력한 타격을 가한 이후 정권은 유지되지만 정책이 다소 온건한 방향으로 돌아서는, 이른바 ‘베네수엘라 모델’이다. 미국의 이란 타격 이후 이슬람 공화국 체제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이란의 역내 무장단체 지원 중단과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 축소 등의 성과를 낸다는 시나리오다. 미국의 정권 타격 이후의 성과이니 만큼, 협상이라기 보다는 미국의 강요를 통해 얻어낸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 역시 긍정적이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지난 47년간 변화에 저항해 온 이란 지도부의 특성상 미국의 압박에 체제를 변화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정권붕괴 후 강력한 군사정부 집권=미국의 공습으로 현 정권이 붕괴하더라도 기득권층이 체제 유지를 이어가고 ‘안보 심층 국가(Deep State)’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군이 이란 정권 전복을 위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지도부를 제거하더라도 이란이 빠르게 정권을 재편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전문가들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꼽고 있다.

정권 붕괴 이후 새롭게 떠오를 정치 체제는 IRGC가 유력하다고 꼽힌다. 이란계 미국인 단체 전미이란계미국인협의회의 자말 압디 회장은 “이스라엘은 지난해 6월 전쟁의 초기 공습에서 이미 IRGC 최고 지도부를 제거했지만, 이란은 24시간 내 재편해 대응할 수 있었다”며 “이란은 향후 전쟁에서의 이런 가능성에 대비해왔고, 지도부가 제거되더라도 지금은 더 회복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전 후 정권 붕괴되고 내전급 대혼란=이는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란 정권 붕괴 후 시리아나 리비아처럼 내전이 발생하거나 민족간 갈등이 폭발해 무력 충돌로 번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인구 9300만명에 달하는 중동 두번째 대국이라는 점에서, 혼란의 여파가 리비아나 시리아 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정권 붕괴 이후 자칫 내전이라도 발발하면 난민 발생 규모만 해도 예상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오히려 미국과의 장기전까지 감당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나스르 교수는 “이란 지도부는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이 소진돼 향후 공격 추구를 포기하고 더 유리한 핵합의에 동의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도현정·김영철·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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