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일 때 쟁여놔야죠”…때아닌 ‘생리대 대전’, 소비자는 웃었다 [언박싱]

李대통령 지적 이후 마트·편의점 할인 경쟁
개당 99원·100원짜리 초저가 제품도 나와
“업계 소통 통해 지속가능한 구조 만들어야”


지난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생리대 코너에서 소비자가 생리대를 고르고 있다. 강승연 기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의 한 대형마트 생리대 코너. 곳곳에 텅 비어있는 진열대가 눈에 띄었다. 5000원 균일가 할인 행사가 적용되는 제품 일부가 다 팔리면서다. 마트 직원은 “현재 진열되지 않은 제품은 다 나갔다. 다시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옆에서 제품을 고르던 50대 박모 씨는 “생리대를 크게 할인한다는 소식에 중학생 딸과 같이 쓸 제품을 사러 왔다”며 “평소 1만2000~1만3000원 하던 제품이 500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생리대 가격 지적 이후 유통가엔 생리대 할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PB(자체브랜드)를 활용해 1매당 100원 안팎의 초저가 제품도 등장했다. 다만, 장기적인 효과로 이어지려면 업계와의 소통과 감시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50여종의 프리미엄 생리대를 대상으로 5000원 균일가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23일까지 5일간 판매된 생리대는 약 21만2000개로, 전체 물량의 85% 이상이 소진됐다.

이 기간 이마트 내 생리대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8.8% 신장했다. 일반 생리대는 211.9%, 오버나이트 생리대는 110.2% 매출이 뛰었다. 입는(팬티형) 생리대도 반응이 좋다. 지난 1월 4950원에 이마트 전용으로 선보인 ‘좋은느낌 입는 오버나이트’는 지금까지 9000개가 팔렸다.

롯데마트도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100종 이상 브랜드 생리대를 대상으로 2개 이상 구매 시 50%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쏘피 바디피트 클래식 중형(36입)’과 ‘깨끗한나라 디어스킨 에어엠보 중형(36입)’을 2개 이상 구매 시 각 595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행사가 진행된 일주일간(16~22일) 전체 생리대 매출은 직전 의무휴업이 적용된 동기간(2~8일) 대비 10% 신장했다.

지난 24일 서울 한 대형마트 생리대 코너에 할인 중인 일부 제품들이 품절돼 있다. 강승연 기자


소비자들은 웃었다. 여성 직장인 신모(41) 씨는 “생리대는 비용 부담이 있어도 구매해야 하는 필수품”이라며 “할인 행사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육아 휴직을 쓴 박모(39) 씨는 “임신·출산 때문에 생리를 안 하다가 다시 생리대가 필요해진 상황인데, 할인 행사를 이용해 미리 준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유통업체들은 당분간 할인 행사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3월에도 ‘고래잇 페스타’를 통해 3일 하루 ‘오닉 유기농 순면커버(중형 18입·대형 16입)’ 생리대를 70% 할인하는 한정 판매 행사를 벌인다. 홈플러스는 2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홈플 5일장’ 행사 일환으로 ‘쏘피’ 생리대 3종을 9900원에 1+1로 판매할 계획이다. 편의점 CU는 이달 말까지 생리대를 최대 73% 할인 판매한다. GS25는 3월 한 달간 역대 최다인 97종을 대상으로 1+1, 2+1 행사를 진행한다.

개당 100원 안팎의 초저가 생리대 출시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최근 쿠팡은 품절됐던 개당 99원짜리 PB ‘루나미’ 생리대 판매를 재개했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는 깨끗한나라와 손잡고 오는 5월 개당 1000원꼴인 ‘10매 1000원’ 생리대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생리대 이슈가 생리대 가격에 대한 사회적 감시 효과를 생성하는 데 기여했다”면서도 “(저렴한) 가격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업계와 간담회 등을 통해 소통하고, 지원할 게 있으면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보급형 생리대의 노출·전시 비율이 50%를 항상 넘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프리미엄 제품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오르지 않도록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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