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주권에 충성하는 경찰”…40년 경찰 전문가가 본 경찰의 미래

이상훈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신간
‘우리는 어떤 경찰을 가진 것인가’

[도서출판 진영사 제공]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우리는 어떤 경찰을 선택할 것인가”

이상훈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가 펴낸 ‘우리는 어떤 경찰을 가진 것인가(도서출판 진영사)’는 치안의 효율을 말하는 대신 민주주의의 방향을 되묻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교수는 경찰을 단순한 공권력 집행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선택과 헌법 질서 앞에 책임지는 존재로 재정의한다. 경찰 권한의 확대냐 축소냐를 둘러싼 단선적 논쟁을 넘어, 경찰 권력이 어디에서 정당성을 얻는지 근본을 다시 묻는다. ‘경찰은 누구에게 충성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결국 권력에 대한 충성이 아닌 시민 주권과 헌법에 대한 책임으로 귀결된다는 것이 책의 일관된 문제의식이다.

특히 이 교수는 ‘더 많이 단속하는 경찰’과 ‘더 헌법적으로 일하는 경찰’을 대비시킨다. 검거율이나 단속 건수 같은 수치 중심의 치안 성과 지표가 경찰의 본질을 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눈에 보이는 실적은 쉽게 평가되지만,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고 권력의 남용을 견제하는 헌법적 기능은 계량화하기 어렵다. 이 간극이 커질수록 경찰은 권력의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있으며, 그 피해는 결국 민주주의의 토대를 잠식한다는 경고다.

2021년 전국적으로 시행된 자치경찰제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내놓는다. ‘자치’가 단순한 간판 교체에 그칠 경우 국가 중심·관료 중심의 관성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치경찰이 실질적인 통제와 책임 구조를 갖추지 못하면 제도 도입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고 짚는다.

또한 경찰 서비스를 위로부터 주어지는 통치 수단이 아닌 시민이 함께 설계해야 할 공공재로 바라본다. 자치경찰, 치안 거버넌스, 주민 참여 구조 등을 검토하며 형식적 참여와 실질적 통제를 구분한다. 결국 ‘어떤 경찰을 선택하는가’라는 질문은 ‘어떤 민주주의를 살 것인가’라는 물음과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책은 저자가 지난 17년간 신문 칼럼으로 기고한 글 100여 편 가운데 68편을 선별해 4부로 재구성됐다. 경찰 개혁을 둘러싼 단편적 논쟁을 넘어, 국민이 선택하고 경찰이 책임지는 구조 속에서 민주주의의 기준을 다시 세우자는 제안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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