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를 현행 10%에서 15%로 인상하는 포고문을 준비 중인 가운데,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5일(현지시간) 10% 관세를 “일부”(some) 국가에는 15%로 인상해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의 발언은 전 세계에 동일한 관세를 일괄 적용하기보다는, 기존 무역합의와의 충돌을 피하면서 국가·산업별로 보다 영구적인 고율 관세 체계로 전환하려는 ‘조정 국면’에 들어갔음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폭스 비즈니스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현재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일부(일부국가)에 대해서는 15%로 오르고, 그러고 나서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핵심은 지난 1년간 우리가 개발해 온 정책을 재정립해 연속성을 유지하고, 합의 사항을 존중하는 동시에 집행력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급한 ‘전 세계 15% 관세’ 구상과는 다소 결이 다른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새로운 글로벌 관세 10%를 모든 무역 상대국에 적용하겠다는 포고문에 서명했고, 이는 미 동부시간 24일 0시 1분에 발효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 서명 하루 만인 21일에는 10%의 관세를 15%로 올리겠다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적으면서 “전세계(Worldwide)”가 ‘15% 관세’를 적용받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리어 대표는 이를 ‘일부 국가’라고 한정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활용 중인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에게 의회 승인 없이 최대 15% 관세를 최장 150일간 부과할 수 있는 한시적 권한에 불과하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행정부가 이 기간 동안 다른 법적 권한에 따른 무역 조사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상기한 뒤 “조사 결과에 따라 특정 국가나 산업 분야의 제품에 대해 보다 영구적인 관세가 부과될 수 있으며, 이는 일괄적인 글로벌 관세를 대신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무역법 301조나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통해 특정 국가나 산업에 보다 영구적인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체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는 10~15% 글로벌 관세를 유지하며 시간을 벌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국가·산업별 고율 관세 체계를 정착시키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리어 대표가 반복적으로 강조한 ‘연속성’ 역시 관세 완화보다는 집행력 강화를 염두에 둔 표현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는 관세 인상이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합의를 위반하는지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이번 변경으로 무역협정 체결국들의 누적 관세율이 더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일괄 15% 적용 시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영국(기존 10%) 등에는 일정 부분 안도감을 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다만 무역합의 체결국이 자동으로 10% 관세에 고정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괄 인상을 피하겠다는 취지일 뿐, 향후 301조나 232조 조사 결과에 따라 특정 품목에는 추가 관세가 부과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어 대표는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련, “이미 준비된 공고가 연방관보에 향후 며칠 혹은 몇주 안에 게시될 것”이라며 공개 의견수렴 절차, 청문회, 상대국과의 협의 등 조사 진행 절차를 설명한 뒤 “이후 우리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 모든 사항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조사결과에 “불공정 무역 관행이 미국인에게 끼친 피해 규모를 산정할 것”이라며 “파트너 국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통령에게 많은 재량권이 있다”며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더 강력한 관세 부과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우리는 강제하는 매커니즘이 필요하며, 잠재적 관세를 위한 301조 조사는 바로 (미국과 무역합의를 한) 그 나라들이 합의를 준수하도록 하는 매커니즘”이라고 했다.
그는 관세 대체수단으로 거론돼 온 관세법 338조에 대해선 “특정 상황에서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조항은 상거래에서 미국을 다른 나라에 비해 차별한 국가의 수입품에 대통령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지만, 단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
그리어 대표는 338조를 발동하려면 “미국이 제3국에 비해 차별받는 매우 구체적 사례를 살펴봐야 한다”며 “이들(구체적 사례)이 적용될 사례가 있을 수 있으나, 301조와 상무부가 조사 권한을 지닌 무역확장법 232조는 우리가 매우 지속가능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분야”라고 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비교적 명확한 선이 제시됐다. 그리어 대표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이미 35%에서 50% 사이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으며 “그 이상으로 인상할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월 말이나 4월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관세 휴전 연장을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전면적인 관세 확대보다는 관리 국면을 염두에 둔 행보로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위헌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동원한 무역법 122조 자체도 향후 법적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무역법 122조는 ‘국제수지 악화’ 등 비상 상황을 전제로 하지만,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국제수지 적자’와 ‘상품 무역적자’가 개념적으로 구별된다고 짚었다. 상품 무역적자는 재화 교역에 한정된 지표인 반면, 국제수지는 상품과 서비스는 물론 투자와 자본 흐름 등 대외 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단순 비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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