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장남에게 준다”…아버지가 남긴 ‘포스트잇’ 자필 메모, 유언 효력 있을까?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아버지가 남긴 ‘아파트는 장남에게 준다’는 포스트잇 자필 메모를 유언으로 볼 수 있을까.

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삼 남매 중 장남 A씨 고민이 소개됐다.

A씨는 “동생들처럼 번듯한 직장에 다니지도 돈을 많이 벌지도 못했지만 부모님 댁 근처에 살며 자식 된 도리는 다해왔다고 자부한다”며 “일주일에 서너 번씩 본가에 들러 두 분을 살피고 반찬을 만들어 날랐다. 편찮으신 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다니며 손발이 된 것도 바로 저였다”고 했다.

그러다 최근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가 남긴 재산은 어머니가 혼자 거주하는 12억원 상당 아파트 한 채와 현금 1억원이었다. A씨는 아파트를 물려받아 어머니를 모시고자 했다.

하지만 남동생은 장례식을 마치자마자 “경제적으로 어렵다”며 “아파트를 팔아서 똑같이 나누자”고 했다. 여동생도 “공평하게 재산을 나누자”며 같은 입장을 보였다.

상속 문제로 갈등이 깊어지던 중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버지 금고를 확인했다. 놀랍게도 금고에는 ‘아파트는 장남에게 준다’는 내용의 아버지 자필 포스트잇이 들어 있었다.

A씨는 “동생들은 단순한 메모라고 한다”며 “이게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유언으로 인정받을 수 있냐”고 물었다.

이에 이준헌 변호사는 “아버지가 남긴 포스트잇 메모는 법적으로 유언으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인정되려면 날짜와 주소, 성명을 반드시 손으로 쓰고 날인까지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가 평소 아버지를 돌본 것에 대해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단순히 자주 찾아뵙거나 잠시 모시고 산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상당 기간 동거하거나 직업을 희생하면서까지 간병하는 등 부모 재산 유지나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상속분을 더 인정받으려면 언제부터 부모님 댁 근처에서 살았는지, 그동안 어떻게 모셨는지, 병원에 얼마나 자주 모시고 다녔는지, 병원비가 얼마나 들었는지, 병원비를 A씨가 부담했는지 등을 입증해야 한다”며 “동생들이 아파트 처분을 고집하더라도 기여분을 인정받아 지분을 확보해 두면 아파트를 지키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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