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슬라이딩 캐치 호수비 이정후 “행운 우리팀에 깃들어”[WBC]

“수비 위치 옮겼더니 공 날아와”
“상대 유격수 송구 실책도 행운”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최종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호주를 꺾고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이정후가 기쁨을 표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암울하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9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호주전에서 극악의 조건을 뚫고 17년 만에 8강 결선에 진출한 대한민국 대표팀이다. 해당경기 4타점 포함 4경기 11타점으로 WBC 타점 1위를 달린 해결사 문보경(LG 트윈스)을 비롯해 마지막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조병현(SSG 랜더스) 등 많은 선수들이 제몫을 해주며 한편의 드라마를 썼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최종 4차전에서 호주에 7-2로 승리했다.

주장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9회초 마지막 수비 1사 1루 상황에서 강하게 외야로 향한 타구를 그림같은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며 한국을 구해냈다. 이 공이 빠져 1점을 추가로 내주는 순간 호주에게 8강 티켓이 넘어가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이정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장면에 대해 “(릭슨 윙그로브 타석에서) 2스트라이크가 되고 우중간 쪽으로 수비 위치를 옮겼는데, 그것도 행운의 여신이 도와준 것 같다. 무조건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공이 약간 조명 빛에 들어갔는데, 그때도 행운이 따른 것 같다”고 전했다.

승리와 8강 진출이란 목표를 극적으로 달성한 이정후는 벅찬 감정을 드러내며 “정말 모든 기운이 우리에게 온 것 같다”며 이날 경기에 한국에 행운이 깃들어 있었다고 거푸 말했다.

이정후는 9회초 마지막 공격 1사 1루에서 자신이 친 유격수 제리드 데일 앞 땅볼이 악송구 실책으로 이어진 것도 행운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아웃됐다면)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이지만, (내) 마지막 타석에서 1루주자 (박)해민이 형이 잘 달려줬고, 상대 유격수가 실수도 해줬다. 정말 많은 것에 행운이 깃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데일이 2루에 악송구를 하면서 내달리던 1루주자 박해민이 아웃되지 않고 3루까지 들어갔다. 이정후도 1루에서 세이프 됐다. 만약 데일이 실책을 하지 않았다면 박해민이 3루까지 갈 일도 없었고, 안현민의 외야 플라이 타구도 소용이 없게 됐을 뻔 했다.

그는 선수단,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공을 돌리면서도 마무리 조병현의 활약을 콕 집어 언급했다.

이정후는 “솔직히 병현이가 제일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중압감도 정말 컸을 텐데 마지막에 멀티 이닝을 막아줬다는 것이 고맙다”고 말했다.

2023년 WBC 참사의 기억은 그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이정후는 2023년 대회 당시 맹활약을 펼치고도 호주, 일본에 패하며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정후는 “순간 ‘나는 참사의 주역일 수 있어도 왕조의 주역인 (류)현진 선배님도 있다. 또 밑에 친구들은 새로운 왕조를 써 내려갈 수 있는 친구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기운이 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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