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아파트 은행 몫 줄여서 피해자 돕는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은행권 간담회
은행 보유 주담대 연체채권 할인배당
선순위 채권자 은행, 스스로 배당 낮춰
사기피해자 지원개정안 고려 구체화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 연체채권의 배당 몫을 줄여 차순위인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더 많은 금액이 돌아가도록 하는 할인배당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세사기 피해주택 경매 과정에서 먼저 돈을 가져가는 선순위 채권자인 은행이 스스로 일부를 양보해 세입자가 임차보증금을 조금이라도 더 돌려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은행연합회,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Sh수협·광주은행 등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은행권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전세사기 피해자 추가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핵심 안건은 전세사기 피해주택과 관련된 은행 보유 주담대 연체채권의 할인배당 방안이었다.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주담대 연체채권은 향후 채권회수를 위한 경·공매를 진행하며 우선순위에 따라 통상 선순위 근저당권자인 은행부터 배당받게 된다.

할인배당은 전세사기 피해주택 관련 주담대 연체채권을 보유한 은행이 경매에서 원래 회수할 수 있는 금액보다 낮은 배당액을 신청하고 남은 차액이 차순위권자인 피해자에게 배당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은행이 경매에서 1억원을 배당받을 수 있다면 스스로 배당금을 7000만원으로 낮춰서 신청해 남은 3000만원이 차순위권자인 피해자에게 돌아가게 하는 식이다. 은행으로서는 일부 손실을 감수하고 그만큼을 세입자에게 양보하는 셈이다.

은행이 할인배당을 시행할 경우 임차보증금을 온전히 회수하기 어려운 전세사기 피해자가 보다 많은 금액을 회수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 외 다른 금융기관 등 채권자가 피해자보다 선순위에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경매 배당 과정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향후 은행권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의 피해지원 수준 등을 고려해 할인배당 수준 등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발의된 전세사기피해자특별법 개정안의 최소보장 수준은 전세사기 임차보증금의 3분의 1에서 2분의 1 수준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2023년 6월 전세사기피해자특별법 제정 이후 은행권이 추진해 온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현황도 점검했다. 정부와 은행권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전세피해로 인해 기존의 전세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연체정보 등록을 유예하고 피해주택 경매 종료 후에도 상환하지 못한 잔여채무에 대해서는 최장 20년간 장기로 분할상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제공하고 있다.

또한 피해자가 피해주택을 경매에서 낙찰받는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규제를 완화 적용해 피해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누적 지원실적은 ▷연체정보 등록유예 3957억원 ▷장기분할상환 2389억원 ▷대출규제 완화 96억원 등이다.

전요섭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할인배당 방안은 그간 전세사기대책특별위원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돼 온 사항으로 은행권이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해 한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세사기 피해 발생 이후 수년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이 피해 금액의 일부라도 추가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은행권이 관련 사항을 적극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7개 은행은 전세사기 피해주택 관련 주담대 연체채권의 할인배당 방안을 은행별 내부 절차에 맞춰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김은희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