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헌재 마비될라…재판소원 도입 첫날에만 20건 접수[세상&]

사건 접수 가장 많았던 해는 2020년 3241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헤럴드DB]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재판소원제 도입을 골자로 한 개정 헌법재판소법 시행 첫날 헌법재판소에 20건의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비슷한 수준으로 사건이 접수된다고 가정해도 재판소원 사건만 연간 7000건을 넘어서게 되는 일간 수치다. 재판소원제도가 갓 시행돼 실무 영역에서의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제도가 자리잡고 본격적으로 사건 심리가 활성화되면 재판소원 접수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헌재는 개정 헌재법 시행 첫날인 12일 하루 동안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이 총 20건이라고 13일 오전 밝혔다. 이 중 전자접수는 15건, 방문접수는 2건, 우편접수는 3건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접수된 재판소원 20건을 1년(365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7300여건이 된다. 시행 첫날 접수 건수를 놓고 산술적으로 계산할 때 재판소원 사건만 1년에 7000건 이상 헌재에 몰려드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는 헌재가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사건을 접수했던 2020년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헌재의 연도별 접수현황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확산으로 각종 방역정책이 시행됐던 2020년 3241건(이중 공권력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를 다투는 헌법소원은 2472건)이 헌재로 접수됐다. 헌재에선 재판소원 도입 후 연간 총 1만~1만5000건의 사건이 새로 들어올 수 있다고 예상한다. 제도가 자리잡고 실무상 운영이 원활해지면 사건 접수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재판소원은 법원 판결에 대해 헌재가 위헌 여부를 심사하는 헌법소원 제도다. 그동안 헌재법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개정 헌재법에는 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이 ▷헌법·법률을 위반했거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헌재 결정에 반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했을 경우, 소송 당사자가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헌재는 재판과 관련된 내부 규정을 만들어 재판소원 시행과 동시에 이를 적용했다. 재판소원이 헌법소원의 한 종류인 만큼 사건번호로 ‘헌마’ 기호를 부여하고, 접수 사건의 사건명은 ‘재판취소’로 정했다. 아울러 재판소원에는 기존 헌법소원과 다른 별개의 배당 체계를 적용한다.

전날 헌재에 접수된 재판소원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 외국인이 청구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 사건’이다. 2호 사건은 납북귀환어부 유족이 청구한 ‘형사보상 지연 국가배상청구 기각 취소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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