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전쟁, 미국이 시작…손해 배상해야 종식”

주변 중동 국가의 피해는 미국 책임
“이란 공격에 장소 제공하는 실수 범해”
“전후 호르무즈 해협에는 새 규범 필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1월 3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리츠 호텔에서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회담 이후 성명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전쟁을 시작한 쪽은 미국이라면서 이란에 손해를 배상해야 종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보도된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를 먼저 공격했고 우리는 보복한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이란의 보복 과정에서 주변 중동 국가에서 발생한 피해를 미국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적들(미국·이스라엘)의 공식적인 기지만을 표적으로 제한하지 않았다”며 “미군의 집결지, 그들의 시설이면 어디든 타격했고 그 일부는 도심 근처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동 민간인의 피해와 고통을 인정하고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그 점은 사과했으나 이는 전적으로 미국의 잘못”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은 이란 영토를 공격할 수 있지만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은 미국 본토까지 닿지 않기 때문에 중동 내 미군 기지와 군 자산을 타격해 대응할 수밖에 없는데, 안타깝게도 미군 자산은 우호국 영토 내 흩어져 있다는 게 그의 항변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우리 우호국은 지난 47년간 우리의 적인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했고 미국과 매우 좋은 관계였다”며 “그런 실수를 하는 우호국의 사정과 국민의 생명을 맞바꿀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우호국 중 일부는 이슬람 세계의 최대 적인 이스라엘과 관계를 맺었고 심지어 미국이 우리를 공격하는 데 자국 영토를 사용하도록 허락했다”면서 “우호국은 이런 행동이 결국 오늘날의 상황에 이르게 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선 “이란 옆에 있는 해로를 적이 사용하도록 허락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며 “전쟁 뒤 이 해협과 선박 통과 방식에 대한 새로운 규범을 페르시아만 주변 국가가 설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전쟁의 원인에 대해선 “미국은 이스라엘, 더 정확하게는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에게 끌려 들어갔다”며 “그들(미국)조차 전쟁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그는 “미국은 어떤 날은 이란 정권 교체를, 다른 날은 이란의 해체를, 또 어떤 때는 정부의 해체나 무조건 항복을 얘기한다”면서 “이런 오판 탓에 그들은 자가당착에 빠졌고 급기야 호르무즈 해협 재개에 자신의 경쟁자(중국)에게까지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종전 방안에 대해선 “전쟁을 시작한 미국이 스스로 오류를 인정하고 침략을 중단해야 한다”며 “향후 이 시나리오가 반복되기를 원하지 않기에 휴전을 구걸하지 않는다. 휴전을 믿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쟁의 완전하고 영구적 종식을 원한다”며 “전쟁의 종식은 모든 전선에서 전쟁이 끝나는 걸 의미하고 이란이 입은 손해가 보상되는 등 우리 조건을 충족하는 방안이 있다면 기꺼이 경청하고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건강에 대해선 “가볍게 다쳤을 뿐”이라며 “현재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지난 16일 이스라엘 폭격으로 사망한 데 대해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정치구조와 정치·경제·사회 기구가 견고하다는 걸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특정 인물의 유무가 이런 구조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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