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왔다는데, 아직 패딩 못넣었어요’…절기와 체감 날씨 ‘엇박자’ [세상&]

20일 춘분 앞두고 일부 지역 영하권 날씨
급격한 기후 변동성 매년 계속되는 추세


아침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영하권에 든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외투와 모자를 착용한 시민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절기상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을 앞두고 본격적인 봄이 시작될 전망이다. 다만 변동성이 큰 날씨가 두드러지면서 절기와 체감 날씨 간 괴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20일은 24절기 중 하나인 춘분이다. 계절적으로 겨울이 물러나고 봄이 자리 잡는 시기로 여겨진다. 하지만 3월 중순이 지났음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낮과 밤의 기온 차도 크게 벌어지면서 옷차림에 대한 시민들의 체감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춘분 이후에는 기온이 서서히 오르며 봄 날씨가 점차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 주부터는 낮 최고기온이 20도 안팎까지 오르는 등 비교적 포근한 날씨가 나타날 전망이다. 다만 아침과 저녁으로는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일교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절기와 체감 날씨 간 괴리는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해지는 추세다. 기상청이 인천·서울·강릉·대구·목포·부산 등 6개 지점의 100년 이상 관측 자료(1912~2020년)를 분석한 결과, 24절기 전반에서 기온이 과거보다 약 0.3~4.1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겨울과 봄 절기의 기온 상승 폭이 크게 나타났다. 가장 추운 시기로 꼽히던 대한과 소한마저 최근에는 평균 기온이 영상권을 기록하는 변화가 확인됐다. 절기별로 보면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의 기온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전통적으로 가장 추운 절기로 여겨지던 대한보다 소한이 더 추운 시기로 인식되는 등 계절 체계 자체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사례만 봐도 기후 변동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에는 춘분을 이틀 앞둔 3월 18일 서울 전역에 눈이 내리며 역대 가장 늦은 대설특보가 발령됐다. 봄의 문턱에서 이례적인 눈 폭탄이 발생하면서다. 반면 2023년 춘분에는 전국 평균 기온이 12.5도로 집계돼 52년 중 최고 온도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낮 최고기온이 22.2도까지 오르며 초여름에 가까운 날씨를 보이기도 했다.

같은 시기에도 한파와 포근함이 반복되는 이른바 롤러코스터형 날씨가 나타나면서 절기를 기준으로 한 계절 인식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영향으로 기온 상승과 함께 변동성 또한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절기는 계절의 흐름이라는 큰 틀에서는 여전히 유효한 기준이지만 과거에 비해 기온을 정확히 설명하는 기준으로서의 정보력은 다소 떨어졌다”며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변동성과 극단성이 커지면서 절기와 실제 체감 날씨 간 괴리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봄철은 원래 기온 변화가 큰 시기인데 계절적 특성과 기후변화 영향이 함께 작용해 변동 폭이 더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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