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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목적지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 택시 운전기사를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한 20대 남성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정신감정을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26일 수원고법 형사14부(허양윤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A(22)씨에 대한 살인 및 살인미수, 절도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에서 변호인은 “1심의 심신미약에 대한 사실 오인 및 법리 오해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밝혔다.
1심에서 이뤄진 정신감정에 따르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취지의 감정인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범행 장면이 촬영된 차량 블랙박스 동영상과 범행 전후 사정들을 고려해 피고인 측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피고인의 정신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
A씨 변호인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여부는 객관적 자료에 의해 판단돼야 한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다시 한번 현명하게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1심에서 다중인격이 발현돼 범행에 이르렀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변호인은 “정신감정 결과 감정인에 따르면 피고인의 지적 수준은 53점으로 낮고, 또 다른 인격체로부터 조종당하는 조종 망상 증세가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유족은 반대로 “진정으로 반성한다면 말도 안 되는 심신미약 주장을 철회하라”며 반발했다.
피고인과 유족 양측이 심신미약을 두고 상반된 주장을 제기하자 재판부는 “범행 당시 정신상태를 더 정확히 확인하겠다”며 재감정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장은 “(1심에서는) 정신감정을 신청할 때 범행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이 첨부되지 않은 것 같고, 그동안의 치료 전력, 한 달간의 면담 기록을 토대로 감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감정인이 영상도 보고 재감정하면 범행 당시 정신상태를 더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당초 이날 결심하고 선고기일을 지정하려고 했으나, 정신 재감정 결과를 받은 뒤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6일 오전 3시 27분께 화성시 비봉면 삼화리 한 도로에서 60대 택시 운전기사 B씨를 소지한 흉기로 수십차례 찌른 뒤 택시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도주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목격한 마을 주민 2명을 잇달아 들이받아 다치게 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범행 1시간여 뒤인 오전 4시40분께 서울 서초구에서 긴급체포됐으며, 목적지를 두고 다툼을 벌이다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