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조 디폴트옵션 첫 시험대… 고용부, 수익률 중심 퇴직연금 평가 개편

노동부, 퇴직연금사업자 평가 개편…정량지표 비중 확대
적립부족 관리지표 도입…가입자 보호·연금 안정성 강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53조원 규모로 급성장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에 대해 첫 평가에 착수하고, 퇴직연금사업자 평가는 수익률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 퇴직연금 시장의 경쟁 구도를 ‘수익률’ 중심으로 재편해 노후자산 운용의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고용노동부는 26일 퇴직연금사업자를 대상으로 디폴트옵션 및 사업자 평가 개편 방향을 설명하는 사전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우선 정부는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승인 상품 평가를 실시한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별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한 방식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제도로, 2023년 7월 도입됐다.

[고용노동부 제공]


제도 도입 이후 적립금과 가입자 수는 빠르게 늘었다. 2025년 4분기 기준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53조3000억원, 가입자는 734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평가는 최초 승인 이후 3년이 지난 상품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수익률과 안정성, 장기투자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평가 수행은 전문기관에 위탁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다만 첫 평가인 점을 고려해 단순한 ‘등급화’보다는 성과 부진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성과가 지속적으로 낮은 상품에 대해서는 향후 불이익 부여 방안도 검토된다.

퇴직연금사업자 평가 체계도 큰 폭으로 손질된다. 기존 정성평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수익률과 적립금 운용성과 등 계량화 가능한 지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평가 결과의 객관성과 비교 가능성을 높여 사업자 간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가입자 보호 장치도 강화된다. 정부는 적립금 부족 여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적립부족 관리 지표’를 새로 도입한다. 적립부족 발생 수준과 해소 노력 등을 평가에 반영해 연금 지급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감독기관과 공공기관의 검증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공적자료 기반 평가를 확대해 평가의 객관성을 높인다.

노동부는 이번 개편이 퇴직연금 시장의 구조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적립금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단순 가입자 확대를 넘어 수익률 경쟁과 운용 역량이 핵심 변수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서명석 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퇴직연금사업자의 책임 있는 자산 운용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 노후자산을 보다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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