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기대감 낮아져 대안 ‘부상’
사업성 한계에 재건축 선회 사례도
“입지 따라 양극화, 선별 진행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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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촌현대를 리모델링한 ‘이촌르엘’이 이르면 이달 중 일반분양에 나선다. 공사 현장의 모습. [헤럴드 DB] |
지난해 서울에서 입주한 리모델링 단지는 단 1곳에 그쳤지만, 공사 중이거나 이주를 앞둔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리모델링 시장이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입주한 리모델링 단지는 송파구 잠실동 ‘잠실더샵루벤’ 뿐이다. 해당 단지는 2014년 주택법 개정으로 수직증축이 허용된 이후 10년 만에 준공된 첫 사례다. 2024년에는 둔촌현대1차와 오금아남아파트가 각각 ‘더샵 둔촌포레’, ‘송파 더 플래티넘’으로 리모델링돼 입주했다.
입주 물량은 줄었지만 대기열은 오히려 길어지고 있다. 현재 이촌현대(이촌르엘), 신답극동(청계더플래티넘), 광장 상록타워, 청담건영 등 4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업계획승인을 받고 이주를 대기 중인 단지도 반포 엠브이, 목동 우성, 문정 현대, 대치 현대1차, 등촌 부영, 둔촌 현대2차, 잠원 훼미리 등 7곳에 달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리모델링 조합 설립이 완료된 사업장은 총 74곳에 이른다.
성남 분당구, 용인 수지구, 수원 영통구 등 수도권에서도 공급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분당 느티3단지를 리모델링해 일반분양한 ‘더샵 분당 티에르원’은 84㎡(전용면적) 기준 최고 26억8400만원의 분양가를 기록했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면서 비슷한 시기 분양에 나선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을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르면 이달 중에는 이촌현대를 리모델링한 ‘이촌르엘’이 일반분양에 나선다. 중대형 평수인 100~122㎡, 총 88가구로 구성됐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음에도 122㎡ 기준 분양가는 약 32억36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인근 ‘래미안첼리투스’ 124㎡가 지난해 7월 58억3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보면 상당한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소규모 단지 위주였던 리모델링 시장에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도 등장하고 있다. 1620가구 규모의 용인 수지 초입마을은 최근 이주를 시작하며 지역 내 첫 리모델링 단지 탄생을 앞두고 있다.
5150가구의 중구 남산타운아파트는 2018년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지정된 이후 분양·임대 단지가 한 필지에 있어 행정적 문제로 8년간 표류했으나, 서울시와 중구청 등 당국의 중재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현재 구청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고 대기 중이다. 1842가구 규모의 수원시 영통구 두산·우성·한신아파트(벽적골 민영8단지) 역시 리모델링 사업계획승인 인가를 받고, 이주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을 중단하거나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촌우성 리모델링 조합은 총회에서 참석 조합원 과반의 반대로 조합 해산을 결의하며 설립 3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개포동 성원대치2단지와 응봉대림1차 역시 리모델링 조합을 해산하고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리모델링 시장이 입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대표는 “리모델링은 분량 물량이 제한적이라 근본적으로 사업성이 약하다”며 “과거 정비사업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던 시기 주목받았는데, 현 정부 들어 재건축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다시 대안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공사비 급증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최대 8~9억원까지 달하는 상황에서 이촌, 분당 등 입지가 우수해 높은 분양가로 공사비를 전가할 수 있는 단지만 사업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