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99%, 中企정책의 방향 [특별기고]


요즈음 경제 뉴스는 ‘코스피 5500 마감’과 같은 한국 증권시장의 변화무쌍한 숫자로 가득하다. 이 숫자들은 마치 대한민국 실물 경제를 대표하고 기업 환경이 얼마나 나아졌는지를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지표로 다뤄지곤 한다. 반면, 오랜 기간 바뀌지 않는 묵직한 숫자도 있다. 전체 기업의 99%, 전체 종사자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상징하는 숫자, 이른바 ‘9980’이다.

증시의 화려한 숫자와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9980’은 사실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글로벌 가치사슬 속에서 수많은 중소기업은 거대 상장기업과 기술개발부터 생산, 판매 전 주기에 걸쳐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세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K-방위산업의 성과 역시 중소기업과 상장 대기업의 합작품이다.

이처럼 중소기업은 글로벌 가치사슬과 유리된 진공의 생태계나 단순히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시작점이자 든든한 뿌리이자, 다양한 산업에서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이다. 중소기업이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기업의 혁신 촉진’이다. 기업은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활동 혁신의 주체이다. 먼저, 기술개발은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형 STTR(SMEs Technology Transfer)과 같은 기술이전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혁신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생산 과정의 혁신을 위해서는 생산 공정 전체를 똑똑하게 만드는 스마트 공장 도입이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결국 글로벌 가치사슬과 연계되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품과 서비스를 해외에서 팔 수 있게 도와주고, 때로는 정부가 첫 번째 구매자가 되어줄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공정한 환경 조성’이다. 경제 성장의 핵심 무형자산인 신뢰를 사회 전반에 축적하려면 공정한 거래 문화가 곳곳에 자리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신뢰선을 법과 규제로서 정하고 불공정 행위로 얻는 이익보다 징벌적 손해가 압도적으로 커지도록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단체협상 여건을 마련하고 기술 보호와 피해 구제를 확대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세 번째는 ‘지역 우선 정책’이다. 기업은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고용의 주체다. 중소기업 기본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비수도권 일자리의 약 90%를 책임지고 있다. 지방 소멸은 결국 사람이 어디에 정착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이는 결국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일자리와 돈을 쓸 수 있는 주택·교육·교통·문화 인프라에 과한 문제로 환원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역 기업을 우선 지원하는 방향으로 중소기업 정책을 재정렬할 필요가 있다.

올해 정부는 국내 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위상과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고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혁신과 공정이라는 두 바퀴에, 지역 우선 정책이라는 방향을 더해 경제 성장과 함께 국가 균형발전에도 이바지하는 모두의 성장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김영태 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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