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디자인부터 공기저항 계산”…에이드로, 완성차 개발 프로세스 파고든다

글로벌 OEM 3~4곳 적용 협의
설계 초기 공기역학 반영 현실화


에이드로의 AI 공기역학 플랫폼 ‘AOX’를 적용해 공기저항 성능을 검증 중인 테스트 차량. [에이드로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자동차 디자인 단계에서 바로 공기저항을 계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완성차 개발 과정의 ‘고질적 병목’으로 꼽혀온 공기역학 검증을 설계 초기로 끌어당기는 시도가 본격화되면서다.

에어로테크 스타트업 에이드로(ADRO)는 AI 기반 공기역학 설계 플랫폼 ‘AOX’를 오는 6월 정식 출시하고, 글로벌 완성차 3~4곳과 적용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그동안 자동차 개발에서 공기역학은 ‘뒤에서 검증하는 영역’이었다. 차량 디자인이 어느 정도 완성된 이후 CFD(전산유체역학) 해석을 통해 공기저항(Cd)을 확인하고 수정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과정이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걸리면서 개발 일정과 비용 부담을 키운다는 점이다.

특히 초기 디자인 단계에서는 공기역학을 사실상 고려하기 어려웠다. 디자이너가 형상을 바꾸더라도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AOX는 이 구조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차량 형상을 수정하면 수십 분 내 공기저항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 디자이너가 설계 단계에서 바로 공기역학을 반영할 수 있다. 기존처럼 엔지니어링 부서에 의존하지 않고 디자인과 공력 설계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이다.

에이드로의 AI 공기역학 설계 소프트웨어 ‘AOX’로 구현한 차량 공기 흐름 시뮬레이션 화면. [에이드로 제공]


업계에서는 ‘개발 프로세스의 앞단을 바꾸는 시도’로 보고 있다. 공기저항 개선은 전기차 주행거리와 직결되는 만큼, 초기 설계 단계에서 이를 확보할 수 있다면 경쟁력 차이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성능도 일부 확인됐다. 에이드로는 AOX를 적용한 테슬라 모델Y 테스트에서 공기저항을 약 4% 줄이고 전비를 약 5% 개선했다고 밝혔다. 배터리나 파워트레인 변경 없이 공력 설계만으로 효율을 끌어올린 사례다.

에이드로의 강점은 실차 기반 데이터다. 이 회사는 포르쉐, BMW, 테슬라 등 글로벌 브랜드에 에어로 파츠를 공급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AI에 반영했다. 단순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실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공기역학 분석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현재 완성차 업체들과는 초기 설계 단계 적용을 전제로 한 기술 검증과 협의가 진행 중이다. 양산 적용까지 이어질 경우, 공기역학 검증의 위치 자체가 ‘후공정’에서 ‘설계 단계’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이드로는 2020년 설립 이후 에어로 파츠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최근에는 하드웨어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공기역학 설계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윤승현 에이드로 대표는 “지금까지 공기역학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어 설계 초기에는 반영하기 어려웠다”며 “설계 단계부터 공기저항을 고려할 수 있게 되면 차량 개발 방식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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