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입 연 이명박 “보수는 참패했다…희망 없는 짓 하고 있어”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25년 02월 17일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을 찾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퇴임 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선 이명박(85) 전 대통령이 보수 진영을 향해 “인정하자, 보수는 참패했다”며 강도 높은 자성론을 제기했다.

이 전 대통령은 30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보수는 (총선에서) 그냥 진 것이 아니라 참패한 것”이라며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패한 정당임에도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반성이 없고, 게다가 분열까지 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진영 내 갈등이 이어지는 데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이미 과거”라며 “참패한 보수가 미래를 보고 나가야지, 희망이 없는 짓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적 판단은 사법 절차에 맡기고, 야당은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방향 전환을 주문했다.

현 정부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중도 보수·실용 기조에 대해 “매우 다행스러운 방향”이라며 “자원외교나 탈원전 철회, 북극 항로 등 보수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것은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구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어져 결과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주도한 4대강 정비 사업과 관련해선 “반도체 산업 등 미래 산업에 필요한 대규모 용수 확보 측면에서 여전히 의미가 있다”면서 “친여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4대강 보를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중도 실용을 주장하는 현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 우리 외교 노선과 관련해서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이런 식의 이분화적 사고는 안 된다. 미국과 중국이 받아주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한미 관계가 좋아야 한중 관계에도 도움이 된다”며 대미 관계를 외교 축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이 전 대통령이 2013년 2월 퇴임 이후 약 13년 만에 진행된 첫 언론 인터뷰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인터뷰는 지난 20일 이 전 대통령의 서울 서초동 개인 사무실에서 약 3시간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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