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상상대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공식 확인…“실권 없어 협상 안갯속” 평가

트럼프, 30일 인터뷰서 갈리바프 상대 협상 공식 확인
강경파·실용주의자 평가 속 “예스맨일 뿐, 실권 없다” 한계
협상 복잡하고, 진척 어려울 가능성…갈리바프는 협상 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협상 대상자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사진)라 공식 확인했다.[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연일 이란과의 협상이 잘 되고 있다고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대상자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라 공식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그와 협력할 수 있을 지 약 일주일 후면 알게 될 것이라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갈리바프 의장이 실권을 쥐고 있는 리더가 아니어서 협상을 진척시키기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뉴욕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갈리바프 국회의장과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전부터 미국의 협상 대상자로 거론됐지만, 이란 및 당사자는 협상 사실을 완강히 부인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도 이를 공식적으로 시인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간 접촉해온 협상 대상자가 갈리바프 의장이라 알리며, 갈리바프가 미국이 진정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인지 “약 일주일 후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발전소 폭격을 유예하고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내건 시한인 오는 4월 6일에 맞는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갈리바프와 물밑 교류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일부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한 것을 두고 지난 24일 “이란이 엄청난 선물 줬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갈리바프와 조율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갈리바프)가 나에게 선박 통과를 승인한 사람”이라며 “내가 그들이 선물을 주고 있다고 말했던 걸 기억하나? 다들 ‘선물이 뭐냐, 헛소리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 소식을 듣고는 입을 다물었고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64세인 갈리바프는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두각을 나타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베테랑으로, 이후 IRGC 공군 사령관을 역임했다. 이후 국가경찰청장을 지내며 시위 진압을 감독했고, 2020년 국회의장이 되기 전까지 10년 이상 테헤란(Tehran) 시장을 지냈다. 강경파로 분류되지만, 테헤란 시장직에서는 실용주의자의 면모도 보였다는게 종합적인 평가다.

그러나 갈리바프를 상대로 한 협상은 그 과정도 매우 복잡하고, 실질적인 성과가 나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갈리바프가 실권이 없는, 최고지도부에 충성을 다하는 ‘예스맨(yes man)’에 불과하다는 평 때문이다.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이란 전문가 베니 셉티는 폭스뉴스에 “갈리바프에게는 독립적인 노선이 없다. 그의 강점은 그가 ‘예스맨’이라는 점이다”이라며 “그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악수하라는 명령을 받으면 그렇게 할 것이고, 공세를 강화하라는 명령을 받으면 그대로 할 것이다. 이는 온건함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명령을 내리느냐의 문제”라고 전했다.

중동 국가 안보 전문가 대니 시트리노비치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갈리바프가 “현재 이란의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결정권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트리노비치는 “그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는다”며 “설령 그가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더라도, IRGC와 최고 지도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란의 체제가 “더욱 급진화되고 분권화”되어 있기 때문에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 사람이 아니다. 조율해야 할 행위자가 다수이기 때문에 협상이 훨씬 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갈리바프는 미국과 협상을 하고 있다는 보도는 ‘가짜뉴스’라며 협상을 부인해왔다. 30일에도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이란의 기반 시설이 공격받을 경우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 관영 매체 IRNA에 “적(미국)은 겉으로는 협상과 대화의 메시지를 보내지만, 속으로는 지상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라며 “우리의 전사들이 미국 지상군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고, 그들을 불태우고 지역 파트너들을 영원히 징벌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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