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시민이 환전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기대가 커지면서 1,508.7원으로 20원 넘게 급락 출발해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 중이다. [연합] |
잉크 22%·포리졸 55%·PP밴드 20% 올라
업계 “가수요 막고 납품단가 현실화해야” 촉구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골판지상자 업계가 골판지원지 수급 불안과 원부자재 가격 급등이 겹치면서 포장재 공급 차질과 물류대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는 골판지상자를 사용하는 수요기업에 가수요를 자제하고 원가 상승 부담을 함께 분담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은 1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최근 골판지원지 제조업계에서 잇따른 화재와 인명사고로 생산설비가 소실되거나 조업이 중단되면서 골판지원지 공급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한국수출포장공업 오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간 25만톤 규모의 공급 차질이 생겼고, 3월에는 아세아제지 세종공장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해 작업중지 명령에 따라 생산이 중단됐다.
조합은 “2020년 대양제지 화재 당시에도 골판지원지 수급 붕괴와 연쇄 가격 인상으로 이른바 ‘골판지 파동’이 벌어졌던 만큼 추가적인 시장 불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가격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골판지원지 제조업체들은 2025년 12월부터 지종별로 톤당 7만원에서 10만원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인상률로는 평균 12~18% 수준이다. 여기에 부자재도 줄줄이 오름세다. 인쇄용 잉크는 22%, 접착제 용도의 포리졸은 55%, 가성소다는 25%, 포장용 PP밴드와 랩은 각각 20% 인상 통보를 받았다. 일부 품목은 가격 문제를 넘어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 |
| 면세유 가격이 오른 첫날인 1일 오전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 한 어민이 미역을 손질하고 있다. 이날 멸치와 미역의 주산지인 대변항 어민들은 급등한 유가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연합] |
중동발 리스크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으로 석유화학 기반 제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플라스틱과 비닐 등 관련 부자재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환율 상승과 유가 급등도 겹쳤다. 수입 옥수수전분 구매비용은 환율 상승 영향으로 약 4.6% 증가했고, 전국 월평균 경유 가격은 2월 1587원에서 3월 30일 1871원으로 17.9% 올랐다. 요소수 가격도 같은 기간 10ℓ 기준 5680원에서 1만5950원으로 181% 급등했다.
골판지포장산업은 ‘골판지원지→골판지 원단→골판지상자’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연동형 산업이다. 핵심 원재료인 골판지원지가 제조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여서 원지와 부자재 가격이 오르면 상자 가격도 직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조합은 통상적으로 골판지원지 가격이 20% 오르면 골판지상자 가격은 약 12% 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우체국 4호 상자를 기준으로 보면 인상 전 814원이던 가격은 현재 935원으로 14.9% 오른 것으로 제시됐다.
문제는 골판지상자 제조업체들이 늘어난 원가를 납품단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기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로 가격 인상 요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합이 제시한 주요 업체 경영실적을 보면 삼보판지는 2023년 영업이익 104억2200만원에서 2025년 45억3800만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고, 태림포장도 2024년 239억4500만원 영업손실에 이어 2025년에도 52억400만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국수출포장공업 역시 2023년 226억6500만원 영업이익에서 2025년 66억9000만원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조합은 “현재 상황이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라고 보고 있다. 특히 골판지상자 제조기업 다수가 2000여개 중소·영세기업으로 구성돼 있어 지금과 같은 원가 상승을 자체적으로 감내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수요기업들이 가수요를 자제하고,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을 함께 나누는 상생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합은 또 “앞으로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고 골판지상자 공급 부족으로 인한 포장재 물류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당국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