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韓 디지털규제 무역장벽 지목

2026 무역장벽 보고서 발간
망사용료 등 ‘반독점’ 개선 촉구
노란봉투법·염전 강제노동 포함
쌀 시장 불투명성, 소고기 제한도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1일(현지시간) 발표한 ‘국가별 무역 장벽(NTE) 보고서’ [ USTR 제공]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1일(현지시간) 연례 ‘국가별 무역 장벽(NTE) 보고서’를 발간하고 한국의 디지털 플랫폼 규제와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등을 언급하며 무역장벽 개선을 촉구했다. ▶관련기사 8면

USTR은 이날 발표한 NTE에서 “공정거래위원회 등 한국 정부와 국회는 글로벌 및 국내 매출기준을 충족하는 특정 디지털 서비스 제공업체를 규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며 “이러한 방안들은 한국 시장에서 영업하는 많은 미국 기업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규제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에 대한 다양한 사전 규제와 의무 조항을 부과하며, 다수 한국기업과 미국 외 국가의 기업들은 적용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이 투명성을 제고하고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기회를 실질적으로 제공해 업계와 소통을 개선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USTR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도 거의 동일하게 들어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경쟁 정책’이었던 소제목이 올해는 ‘반독점 관행들’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또 보고서는 노란봉투법을 한국의 주목할만한 노동 환경 변화 중 하나로 언급했다. 이 밖에도 망 사용료 정책 등 한국 내 각종 비(非)관세 장벽을 나열했다. 언급된 비관세 장벽들은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미 빅테크 기업들의 불만이 반영한 것이다.

보고서는 망 사용료 정책과 관련해선 “외국 콘텐츠 제공업체가 한국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며, 이는 경쟁을 제한하고 한국 ISP의 과점 체제를 강화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날 보고서에선 미국이 세관당국(CBP)이 지난해 한국 태평염전의 천일염 제품이 강제노동 이슈로 인도 보류명령(WRO)을 내린 점이 새로 추가됐다. 이는 미국 측이 무역법 301조 조사를 진행 중인 사안 중 하나다. 보고서는 “한국은 강제노동 또는 의무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상품들이 한국 시장에 반입돼 경쟁할 수 있다”며 “이러한 문제들은 함께 작용해 인건비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한국산 또는 한국 시장 내 일부 상품과 서비스에 부당한 경쟁상 이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입산 소고기에 대한 30개월 미만 연령 제한과 가공 소고기 수입 전면 금지 조치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USTR이 지난해 비관세장벽 문제를 거론하면서도 쌀과 소고기 시장에 대해선 한국의 민감성을 감안해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지만, 이번 보고서에서 언급된 점을 통해 미국이 이 같은 비관세장벽을 다시 문제 삼을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USTR은 한미 양국 간에 관세 회피 방지를 위한 협력 협정이 아직 체결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협정 부재는 한미간 합법적 무역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한국을 경유해 환적되는 제3국 제조업체의 고위험 화물을 양국 정부가 효과적으로 선별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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