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조 단위 손실”…삼성바이오, ‘필수공정’ 한정 쟁의금지 가처분 신청

노조법 제38조 ‘원료 변질·부패 방지’ 근거
연속 가동 필수적인 바이오 생산 특수성 강조
글로벌 고객사 적기 공급 약속 이행 위한 조치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예고에 맞서, 생산 공정 유지에 필수적인 부문에 한해 제한적인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의 특수성을 고려해 쟁의권을 존중하면서도 경영상의 치명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일 인천지방법원에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쟁의행위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번 신청의 법적 근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38조다. 해당 조항은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필수 공정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가처분을 신청한 것은 바이오 공정의 비가역적 특성 때문이다.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하고 정제하는 바이오의약품 공정은 1년 365일, 24시간 가동이 필수적이다. 단 한 순간이라도 공정이 멈출 경우 세포 사멸이나 단백질 변질로 인해 수개월간 투입된 원료와 제품이 전량 폐기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업계에서는 공정 중단 시 발생하는 직접적인 재무적 손실 규모가 최소 수천억 원에서 최대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모델의 핵심인 ‘공급 신뢰도’를 지키기 위한 고육책으로 분석된다.

CDMO 사업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계약에 따라 고품질 의약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생명이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단순한 금전 손실을 넘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쌓아온 글로벌 공신력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와의 약속을 지키고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는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며 지난달 29일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평균 14.3% 수준의 임금 인상과 1인당 3000만원의 격려금 지급, 3년간 자사주 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6.2%의 임금 인상안과 영업이익의 10% 성과급 지급 등을 제안했다.

노조 측은 사측의 이번 가처분 신청이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을 침해하고 파업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법률 대리인을 선임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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