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지원 요청시 수용 의지 밝혀
사업재편 관련 현장 실사 등도 속도
늦어도 7월에는 여수산단 지원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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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석유화학 업계의 나프타 확보를 지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장기간 이어진 업황 침체에 중동 전쟁까지 겹치면서 원료비 압박을 받고 있는 석화 기업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금융기관들은 석화 기업의 나프타 확보를 위해 무역금융, 신용장 한도 확대 등 지원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 동의로 나프타 수급에도 다소 숨통이 트이겠지만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히진 않은 만큼 금융권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전날 정책·민간금융기관과 주최한 ‘중동상황 피해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에서 롯데케미칼, HD현대케미칼 등 석화 기업들은 중동 상황으로 원자재인 나프타 수급 차질이 심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특히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사업재편을 추진하는 와중에 원자재 가격까지 오르면서 경영 애로가 커진 만큼 금융권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참석 금융기관들은 이 자리에서 나프타 공급 차질이 석화 기업은 물론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데 공감하며 나프타 확보를 위한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나프타 수급 총력전에 나선 데 이어 금융권도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무역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특히 수입과 관련해 지급 보증 역할을 하는 신용장 개설과 한도 상향을 통해 자금 조달 안정성 및 유동성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앞서 금융위가 은행권에 석화 기업의 나프타 수입용 신용장 개설과 한도 확대를 요청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금융위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오르면서 신용장 한도가 줄어들 경우 석화 기업으로서는 나프타 수급 차질이 가중될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인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현장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석화 업계가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다”며 “특히 원자재 수급 측면에서 애로가 크다고 했는데 나프타를 일단 확보하면 무역금융이든 신용장 한도 확대든 금융 쪽에서 필요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석화 분야 사업재편 진행 상황에 대한 의견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산 1호 프로젝트 지원을 확정한 데 이어 지난달 사업재편 계획을 내놓은 여수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속도감 있는 지원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미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은 여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여천NCC, DL케미칼,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등 4개사를 사업재편 대상기업으로 선정하고 이번주 현장 실사에 착수했다.
채권단은 당초 5월 말까지 실사를 마치고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는 것을 잠정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중동 전쟁으로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이들 기업의 재무안정화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추정하기 어려워진 만큼 조사가 길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채권단 측은 실사가 다소 지연되더라도 기존 채무의 만기 연장 시점인 7월 말까지는 검토를 마무리하고 지원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4개 기업의 기존 채무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이다.
또한 실사 진행 중이라도 중동 전쟁 등의 영향으로 기업의 상황이 어려워지면 긴급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파악된다.
채권단 사정에 능통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업재편 계획의 타당성을 살펴 이를 이행하기 위한 자구계획과 구체적인 금융지원 방안을 빠르게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라면서 “실사가 길어져도 상환 유예 종료 시점까지는 최종안이 마련될 것이다. 나프타 조달 등을 위해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최종 결정 전에도 당연히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은희 기자




